[인터뷰] ‘내눈에 콩깍지’ 정수환 “첫 주연작 행복, 모든 걸 쏟아냈죠”

정수환이 첫 주연작 ‘내 눈에 콩깍지’를 성공적으로 마친 소감을 밝혔다. 사진|강영국 기자

배우 정수환(29)이 첫 주연작 ‘내 눈에 콩깍지’를 하는 동안 행복했다며,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했다.

정수환은 지난 24일 종영한 KBS1 일일극 ‘내 눈에 콩깍지’(극본 나승현, 연출 고영탁)에서 이재(김승욱 분)와 윤희(경숙 분)의 아들이자 경준(백성현 분)의 배다른 동생 장세준 역으로 활약했다. ‘내 눈에 콩깍지’는 30년 전통 곰탕집에 나타난 불량 며느리, 무슨 일이 있어도 할 말은 하는 당찬 싱글맘 영이의 두 번째 사랑, 그리고 바람 잘 날 없는 사연 많은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정수환은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모든 선생님, 선배님들이 후배들을 감싸줬고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끝나지 않길 바랄 정도로 행복한 시간이었고 제게도 성장의 발판이 될 것 같다”며 종영 소감을 밝혔다.

오디션을 통해 장세준을 당당하게 거머쥔 그는 “너무 행복했고 설렜다. 욕심도 났고 잘하고 싶었다. 동시에 냉정하고 차분하게 하자는 마음이었다. 오디션 합격하고 어디 가서 말도 못 했다. 혹시라도 부정 탈까 봐. 조용히 혼자 열심히 준비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주연이라는 부담은 있었지만, 분량보다는 세준으로서 이 작품의 흐름 안에서 잘 움직이고 싶었다. 세준이와 저의 교집합을 찾으려고 했다. 첫 촬영에서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다는 생각보다는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고 싶었고, 세준이를 입체적으로 만들고 싶어서 세준이 주변 인물들 속에서 세준이의 다양한 얼굴을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제가 가진 경험부터 선배들의 이야기까지 다 끌고 와서 세준이에게 스며들려고 했어요. 나중에는 저절로 세준이의 언어가 나오더라고요. 일주일에 5일을 세준이로 촬영하고, 나머지 이틀도 대본을 계속 보니까 제 성격도 바뀌었더라고요. 80부부터는 어떤 걸로 대체하지 않아도 세준이로서 배신감이 들었고 화가 났고 슬펐고 몰입됐습니다.”

정수환은 모든 순간이 도전이었다면서도, ‘내눈에 콩깍지’를 하는 동안 행복했다고. 말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정수환은 모든 순간이 “도전”이었다면서도, 혼자가 아니었기에 해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힘들다고 생각도 못 했고,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해내야만 했다. 힘든지도 모르고 연기했고 재미있었다. 선배님들이 먼저 다가와 줬고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지나고 보니 매 순간 선배들의 배려가 있었다는 걸 피부로 느꼈다”며 “(백)성현 형도 친형제가 됐다. 정말 다들 너무너무 좋았다. 120부작을 찍는 일이 쉽지 않은데, 형이 현장을 아울러줬고 많이 챙겨줘 의지가 됐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 스스로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며 “제가 평소에 어른들에게 애교도 많아서 선배님들이 예뻐해 줬다. 잠깐 화장실만 가도 절 찾았다. 내심 좋았다”고 능청스레 말했다.

‘내 눈에 콩깍지’로 “큰 효도”를 했다는 그는 “어머님도 정말 좋아하고 뿌듯해했다. 어머니들이 챙겨보는 시간대지 않나. 동네방네 소문을 내셨더라. 어머니가 행복해하셔서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식당이나 한정식에 가면 이모님들이 서비스도 주시고 밥 잘 챙겨 먹으라고 해주는 말씀이 너무 힘이 됐다. 시장 가면 알아봐 주시는 모습에 인기를 실감하기도 했다. 그 기운을 잘 모아서 연기로 보답해드리고 싶었고 더 책임감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정수환은 고등학교 친구 송민호와 피오의 응원도 힘이 됐다고 고백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2016년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으로 얼굴을 알린 정수환은 SBS 드라마 ‘운명과 분노’, 웹드라마 ‘진흙탕 연애담’, ‘청춘타로’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8년 차 배우가 된 정수환은 “초등학교 중학교 전교 회장, 고등학교 내신 올 1등급,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수석에 4년 장학생이었다. 그렇다 보니 점점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쉬지 않고 노력했고 행복해서 하는 연기지만, 쉬는 시간이 싫기도 하고 슬럼프도 길어졌다. 뭔가 꽉 잡고 내려놓지를 못하겠더라. 군대 전역 후 1년이 정말 힘들었다. 갑자기 문득 내려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순간 시야가 넓어졌다. 나의 구질구질함까지 인정하고 나니 보이게 되는 것이 많아지더라. 앞으로 더 보여드릴 게 많다”고 털어놨다.

고등학교 친구인 위너 송민호, 블락비 멤버 겸 배우 피오(본명 표지훈)도 힘이 됐다.

그는 “친구들도 ‘내 눈에 콩깍지’를 하게 된 걸 기뻐해 줬다. 피오도 연락이 와서 잘 보고 있다고 하고, 민호도 내가 대학교 들어갈 때 성공만 남았다고 한 것처럼 성공할 거라고 하지 않았냐고 하더라. 친구들은 이제 된 게 이상하다고 응원해주면서 더 잘될 것이라고 해줬다.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들뜨지 말고 겸손하게 하라고 말해주더라. 엄청 든든하다.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하고 배려해주는 건강한 친구들”이라며 애정을 표현했다.

“제 점수요? 100점 주고 싶습니다. 잘하고 못하고 그런 의미가 아니라, 해냈기 때문이죠. 매 순간 최선을 다했고 정말 다 쏟아냈습니다. 이런 현장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어요.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나 행복했습니다. 제 가까운 미래도 알 수 없어서 불안하지만 설레기도 해요.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함께 계속 발전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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