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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사과 환영" vs "신빙성 없다"…경찰서 앞엔 전우원 팬클럽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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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 "죄인 받아주는 광주시민들께 감사…후계자 구도엔 관심 없어"

36시간 조사 뒤 모습 드러낸 전두환 손자…석방 후 '광주행'

뉴스1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고(故)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서며 5·18 부상자회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2023.3.2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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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김정현 기자 = "전우원 화이팅", "전씨 일가는 세상 나쁜 사람"

29일 오후 7시50분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경찰서 앞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27)을 보기위한 취재진과 유튜버 등이 몰려들었다.

경찰서 입구까지 주차된 차량들을 보고 놀란 시민들은 "경찰서에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고, 일부 시민들은 전씨를 보기 위해 경찰서로 들어오려다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오후 7시54분쯤 36시간 동안의 경찰 조사를 마친 전씨가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입국할 때와 마찬가지로 검은 코트에 하얀색 와이셔츠를 입고, 남색 넥타이를 맨 모습이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전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사랑해요"라고 외쳤으며, 시민들은 휴대전화로 전씨를 촬영했다.

전씨는 '향후 SNS를 통해 입장을 전할 예정인지', '경찰 조사에서 어떤 마약을 투약했다고 인정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담담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시종일관 표정 변화 없이 카메라를 쳐다보거나, 바닥을 내려다 봤다.

전씨는 할아버지인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을 비롯해 주변인들의 비위 의혹을 폭로한 동기에 대해 "후계자 구도엔 관심이 없다"며 "다만 봉사활동하다가 만난 교회 단체의 좋은 분이나 아이들, 지인 등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폭로했다"고 답했다.

그는 광주에 언제갈지 등을 묻는 질문에 "광주는 가능하면 오늘 내로 가겠다. 재단 측에 연락을 드려 방문 가능한 지 여쭙고 편한 시간에 맞출 예정이다"며 "저 같은 죄인을 받아주시는 광주시민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날 전씨의 광주행 소식을 듣고 찾아온 5·18 부상자회 이남 서울지부장, 전태일 열사 동생 전태삼씨는 취재진과의 질의가 끝난 후 전씨에게 다가갔다. 전씨는 5·18단체 관련자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한 후 이들과 손을 맞잡기도 했다.

5·18 부상자회 이남 서울지부장은 "단체와 유족을 대표해 (유씨의 사과를) 격하게 환영한다"며 "당당하게 용기 잃지 마시고 5·18 영령과 피해자들에게 당당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주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후 8시4분쯤 전씨는 5·18 단체 관계자와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검은색 봉고 차량에 탑승했다. 그는 이날 밤 광주로 내려가 5·18단체 유가족과 피해자를 만나 직접 사과를 할 예정이다.

'전우원 팬클럽'에 가입했다는 50대 여성 2명은 전씨의 차량 앞에서 "사랑해요 전우원", "응원해요 전우원"이라고 외치며, 전씨를 배웅하기도 했다. 이들은 "5·18을 간접적으로 겪어서 알고 있는데, 사과의 말을 듣고 난 후로는 마음 속으로 응원하게 되었다. 전씨처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사과하는 사람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취재진과 전씨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시민도 있었다. 50대 정모씨는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 처벌을 다 받은 후 (전 대통령 일가 비리의혹에 대해) 사과를 해도 늦지 않다"며 "전(우원)씨를 포함한 전씨 일가는 세상 나쁜 사람들이다"고 주장했다.

현장에 있던 30대 여성 김모씨도 "전씨의 폭로는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마약을 한 상태에서 폭로를 한 것일 뿐더러, 아직까지 객관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지난 14일부터 자신의 SNS 게시글과 동영상을 통해 할아버지인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비리 의혹은 물론 자신과 지인들의 마약 투약 혐의를 폭로해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그는 17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마약 투약 행위를 생중계 하기도 했다.

이후 일주일만인 24일 퇴원한 그는 ‘광주를 찾아 518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귀국길에 올랐고 지난 28일 오전 6시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던 중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그가 폭로했던 마약 투약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집중적으로 살펴본 후, 이날 오후 그를 석방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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