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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방미 일정 차질 문책성?…석연찮은 교체, 외교안보축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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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부인 하루 만에 전격 단행…김태효와 알력 다툼설도

주미 대사까지 바뀌어…내부 혼란 수습·방미 실질 성과 ‘과제’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에서 조태용 주미 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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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9일 전격 사퇴한 데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 관련 논란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이 제안한 문화행사를 제때 보고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외교안보 라인 핵심 비서관들이 연이어 교체된 데 이어 ‘안보수장’까지 바뀌었다는 것이다. 방미를 한 달 앞둔 시점에 안보수장 교체로 인한 혼란은 불가피해졌다.

김 실장은 오후 5시3분쯤 언론 공지문으로 사의를 전하면서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복수의 관계자가 김 실장 교체 검토는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한 지 하루 만에 전격 사퇴가 이뤄졌다. 보고 누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논란을 일단락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께 누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여러 차례 만류했지만 본인 뜻이 완강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이 언급한 ‘저로 인한 논란’은 미국이 제안한 양국 대통령 부부의 국빈 만찬 문화행사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백악관 측에서 한국 걸그룹 블랙핑크와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협연을 제안했는데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이 보고를 누락하면서 행사 조율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뒤늦게 인지한 윤 대통령이 관계자들을 질책하면서 지난 10일 김일범 의전비서관, 보름 뒤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교체됐다. 대통령실은 “개인 신상” “공무원의 통상적 인사”라고 했지만 보고 누락으로 인한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과정에서 김 실장도 5차례에 걸쳐 보고를 누락했다는 말이 나오는 등 논란이 계속되자 전격 사퇴 형식으로 사태를 매듭지으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쇄 사퇴를 촉발한 직접적 계기는 행사 조율 문제이지만 한·미 정상회담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안보실장이 경질되면서 배경에는 대통령실 내부의 권력다툼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간 김 실장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갈등설이 끊이지 않았던 점이 이 같은 해석을 부추기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미국과의 중요한 조율을 뭉갠 것도 크지만 (안보실 내) 미스매치가 있지 않았나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안보실과 외교부 간 갈등설도 제기된다. 대통령실 안보 라인과 외교부 간 혼선이 이어졌고, 한·일 정상회담 대처에 이어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두고도 잡음이 불거지자 대통령이 전격 인사를 결단했다는 것이다.

당장 외교안보 라인의 보고 누락이 장기간 이어진 이유를 두고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김건희 여사 라인 행정관들과 공무원 출신 비서관들 충돌설, 김성한-김태효 알력설이 파다하다”며 “누가 외교안보 라인 경질을 주도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김 실장 사의 52분 만에 조태용 주미 대사를 후임 국가안보실장에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안보실장이 바뀐 데다 미국에서 실무를 조율할 책임자가 비게 돼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일시 귀국한조 대사는 30일 기자간담회를 취소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조 신임 실장이 내일(30일) 아침부터 대통령실로 출근해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정인·유설희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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