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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총대 메고 가격 올린 교촌…‘치킨 3만원’ 현실화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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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치킨 “내달부터 3000원씩 인상”
임대료 인건비 오르고 생계 값 뛰어
“영업이익률 5%에서 1%대로 하락”


매일경제

치킨 이미지. [사진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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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치킨이 내달 3일부터 소비자가격을 인상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원성이 커지고 있다. 총대는 교촌치킨이 멨지만, 다른 치킨 기업들이 덩달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커져서다. ‘배달치킨 3만원’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9일 교촌에프앤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내달 3일부터 주요 한 마리와 부분육 메뉴의 가격을 3000원 인상한다. 블랙시크릿 등 일부 신제품은 가격을 동결하지만, 이외 메뉴들은 용량이나 기존 가격에 따라 500~2500원씩 올릴 계획이다.

교촌치킨은 “임차료와 인건비, 각종 수수료 등 운영비용 상승에 최근 원자재 가격까지 크게 올랐다”며 “가맹점 영업환경에 대한 개선이 절실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10년여간 주요 원자재 납품가를 동결해왔지만, 회사가 분담하는 금액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것이다.

식품업계에서는 교촌치킨이 가격을 인상하기까지 내부적으로 고심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주요 치킨 3사 중 어느 한 곳이 제일 먼저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 업체들도 덩달아 가격 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로서는 교촌치킨 덕분에 부담을 더는 셈이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저 기업이 업계 전반의 인상을 주도했다’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다”며 “가격 인상은 언제든 브랜드 이미지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부담을 안은 채로도 교촌치킨이 가격을 인상하는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그 특성상 본사와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이 모두 일정 수준 이상 보장되어야 하는데 균형점을 찾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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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에프앤비 로고. [사진 제공 = 교촌에프앤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5175억원,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액은 2.0%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78.5% 급감했다. 외형적으로 비슷한 성과이나, 원자재 납품가 동결 등으로 내출혈이 상당했던 것.

경쟁사인 제너시스BBQ와 bhc치킨은 아직 가격 인상 검토 전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앞서 2021년 11월 교촌치킨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자 한 달 뒤 bhc치킨이 가격을 올렸고, 이듬해 5월에는 BBQ까지 인상에 나선 전례가 있다.

현재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소비자가격은 마리당 1만원 중후반~2만원 초반이다. 교촌치킨을 필두로 가격이 인상되면 대체로 2만원 초~중반을 오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배달비 부담이 더해지면 2만원 후반까지 뛰어 ‘치킨값 3만원’이 현실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까지 나서서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대로 더 버틸 여력이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가게 임대료와 인건비만 해도 상당한 데다 배달 수수료, 공공요금 인상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치킨을 비롯한 식품업계의 이익률은 통상적으로 5% 안팎이다. 2만원짜리 치킨 1마리를 팔았을 때 1000원이 실제로 남는 정도”라며 “코로나19 이후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업계 전반의 이익률이 1% 안팎까지 떨어졌다”고 귀띔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연일 원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교촌치킨 외의 기업들도 곧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점쳐진다. 사료용 곡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최근 육계 가격이 상당한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육계(중닭 생계 1kg 기준) 가격은 이달 7일부터 18일까지 3000원대를 유지했다. 21일부터 일주일간 2000원대 후반으로 내려왔으나, 29일 다시 3000원 선을 돌파했다. 교촌치킨이 가장 최근 가격을 올렸던 2021년 11월에는 절반 수준인 1400~1800원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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