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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눈덩이 경상적자 돌파구는 K관광 … 22개국 비자 전격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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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수 활성화 대책 ◆

매일경제

정부가 22개국을 상대로 비자 절차를 면제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29일 관광객들이 서울 경복궁에서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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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9일 내수 활성화를 위해 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1000만명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비자 면제부터 국제 항공편 증편까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가 'K관광' 부활에 명운을 거는 것은 수출 부진 장기화 속에 그나마 한국 경제를 뒷받침해온 내수마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 활성화 수준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석 달 연속 쪼그라들었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국민들이 지갑을 닫은 영향이다.

대외 환경에 따라 등락이 큰 수출에만 의존해서는 한국 경제의 회복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정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내수를 끌어올리고 코로나19 여파로 고전했던 소상공인 등을 '핀셋' 지원할 수 있는 정책으로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큰 '관광 활성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부는 우선 600억원의 재정을 풀어 국민들이 국내 여행에 나서도록 지원한다. 이 중 400억원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최대 134만명이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

예산 중 절반인 300억원은 숙박쿠폰에 할당했다. 숙박 예약을 돕는 플랫폼에서 숙박을 예약할 때 총금액에서 차감되는 3만원짜리 할인쿠폰을 100만명에게 지원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현재 사업자 선정에 착수한 상태이며 플랫폼별로 참여 지원을 받고 있다. 행정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은 5월께부터 플랫폼을 통해 쿠폰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온라인으로 유원시설을 예약할 때 1만원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총 18억원의 재정이 투입된다. 지역관광결합형 KTX 50% 할인, 내일로패스 1만원 할인은 14만5000명을 대상으로 지원되며, 19억4000만원 규모 재정이 할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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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기업 근로자와 소상공인 근로자가 국내 여행에 나설 때 정부가 10만원씩 '매칭 방식'으로 지급하는 휴가비 지원 사업에는 2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하는 이 사업은 근로자가 휴가비 20만원을 부담하면 정부와 기업이 각각 10만원을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당초 지원 대상은 9만명이었지만 예산이 소진돼 추가 신청이 불가능했다. 정부가 이번에 예산 2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면서 대상자가 10만명 늘어 총 19만명으로 확대된다.

중견·중소기업 대표나 소상공인 등 사업자가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사이트에서 신청하면 된다. 근로자 개인이 신청하는 방식이 아니고 사업자가 신청해야 한다. 이날부터 해당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선착순인 셈이다.

비자제도를 개선하고 볼거리를 늘려 한국인 해외여행객보다 배 이상 적은 외국인 한국여행객을 연내 1000만명까지 끌어올릴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입국 거부율이 낮은 미국·일본·홍콩·대만 등 22개국을 대상으로 무비자로 입국하려는 외국인들이 개인정보를 사전에 등록하는 K-ETA(전자여행허가)제를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한다. K-ETA 유효기간은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연장된다.

정부는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중지됐던 '3종 환승 무비자 제도'를 복원해 환승관광객 유입을 늘린다. 이에 따라 유럽·미국 등 34개국의 입국 비자 소지자는 한국에서 환승할 때 지역 제한 없이 최대 30일간 체류가 가능해진다.

외국인의 국내 체류를 유도하기 위해 디지털노마드비자 및 K컬처 연수비자 등을 신설한다. 디지털노마드비자는 해외에서 고용돼 근무 중인 고소득·고자산 외국인에 한해 도입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한국 관련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것을 지시하는 한편 스토리가 있는 관광 정보를 제공해 내국인에서 외국인으로 저변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고궁 박물관에 있는 고려청자를 보러 한국에 오는 것을 뛰어넘어 순대, 떡볶이, 어묵을 먹으러 한국에 들어오게 되면 우리 관광이 성공한 것"이라고 말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관광 전략에 접근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오는 4∼6월 소비자 부담이 높은 농축수산물에 대해 1인당 1만원 한도 내에서 20% 할인해 준다.

[홍혜진 기자 / 박인혜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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