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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장정석 단장 뒷돈 요구 파문, 한 번 뿐이라는 걸 더 믿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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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가 박동원(LG)에게 연장계약과 FA 협상을 빌미로 뒷돈을 요구한 장정석 단장을 해임 조치했다.

KIA는 “29일 오전 품위손상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장정석 단장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해임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KIA는 “구단은 지난해 모 선수와 협상 과정에서 금품 요구를 했다는 제보를 지난 주에 받은 후 사실 관계 등을 파악했다”면서 “하지만 사실 관계를 떠나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소속 선수와의 협상 과정에서 금품 요구라는 그릇된 처신은 용납 할 수 없다는 판단에 장정석 단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최종 해임 조치했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선수 계약 시 뒷돈을 요구해 해임된 장정석 단장. 사진=김영구 기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과 선수 측에 따르면 장정석 전 KIA 타이거즈 단장은 지난해 스토브리그 앞두고 박동원(LG)을 두 차례나 따로 불러 뒷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KIA는 선수협과 박동원을 통해 해당 사실을 28일 전달 받고 자체 조사를 거쳐 29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곧바로 장정석 단장의 해임을 결정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은 비위 행위로 구단에서 해임 된 장정석 전 단장의 해명 입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뒷돈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농담성으로 꺼낸 말’이라는 장정석 전 단장의 알려진 입장과 구체적인 사실 관계는 달랐다.

한 차례에 그친 발언이 아니었다. 또한 정식 협상 과정에서 나온 말이 아닌 시즌 도중 선수 측을 두 차례나 따로 불러 요구했기에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게 선수협과 박동원 측의 입장이다.

문제는 앞으로부터다. 장정석 전 단장이 박동원에게만 뒷돈을 요구했다는 보장을 아무도 할 수 없다. 장 단장은 박동원 이외에도 여러 건의 굵직한 계약을 성사 시킨 바 있다.

또한 외국인 선수와 계약 시에도 이와 같은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또한 KIA에 국한된 사건이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 장 전 단장의 행동을 보면 뒷돈 요구가 한국 야구계에 널리 퍼져 있는 일이라는 의심을 갖게 된다. 당연하다는 듯 뒷돈을 요구한 것은 어쩌면 한국 프로야구의 관행처럼 일어난 일일 수 있다는 의혹을 품게 된다.

선수협과 KBO는 선수들의 인권을 위해 철저하게 이번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 해임에 그칠 것이 아니라 또 다른 행위가 있지는 않았는지 뿌리를 뽑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이 상처받는 일은 절대로 생겨선 안 된다.

철저한 신변 보장을 통해 그릇된 요구를 받은 적이 있는지, 또 응한 사실은 있는지 파헤쳐야 한다.

장정석 전 단장 사건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의심되는 정황들을 모두 살펴 문자 그대로 발본색원을 해야 한다.

선수협과 KBO의 의지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게 됐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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