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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영원한 비밀’은 없다...개막 앞둔 KBO리그, 모두가 명심해야 [김동영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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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전석 전 단장과 서준원. 박진업기자·KIA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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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잘못을 하면 벌을 받는다. 간단한 이치다. 이 점을 모르는 이들이 아직 있는 듯하다. 최근에는 전 롯데 서준원(23)이 그랬다. 전 KIA 장정석(50) 단장도 파문에 휩싸였다. 한 번의 일탈이 리그 전체를 침몰시킬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서준원은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을 거쳐 검찰의 조사까지 받고 있다. 경찰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은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신청했다가 기각됐다. 검찰이 일정 이상 증거를 확보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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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서준원 . 2022. 5. 12.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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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서준원은 숨겼다. 그러나 끝내 궁지에 몰렸고, 결국 지난 23일 구단에 털어놨다. 롯데는 바로 징계위원회를 열고 방출을 결정했다. 최고 수준의 징계다. 지난 2018년 수상한 고교최동원상도 박탈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참가활동정지’ 조치를 내렸다.

최초 경찰 조사 단계에 구단에 알렸더라도 결과가 다르지 않았을 수도 있다. 미성년자 관련 성범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이 생겼으면 팀에 알리는 것이 먼저다.

서준원은 모든 것을 숨기고 질롱코리아에 다녀왔고, 스프링캠프를 소화했으며, 시범경기 등판까지 했다. 롯데가 서준원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걸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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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석 전 KIA 단장.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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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만 문제가 아니었다. 프런트에서도 탈이 났다. 장정석 전 KIA 단장이 박동원과 계약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KIA는 징계위원회를 열었고, 장정석 단장의 해임을 결정했다.

KIA는 “장정석 단장이 협상하면서 농담조로 말했다고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금품 요구는 용납할 수 없다”며 “모든 구단 임직원 및 선수단의 준법 교육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KIA는 키움과 트레이드를 단행, 박동원을 데려왔다. 시즌 중 장기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시즌이 끝났고, 박동원이 FA가 됐다. 잔류는 없었다. 박동원은 LG로 향했다.

장정석 전 단장의 뒷돈 요구가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박동원은 장정석 전 단장과 통화한 내용을 녹음해 보유하고 있었고, 지난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에 의견을 구했다. 선수협 장동철 사무총장은 “협상 과정에서 부적절한 단어가 나왔다.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씩 들렸다. 절대 농담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위치에 있는 사람이 선수에게 그렇게 제안을 하면 선수는 거절하기 어렵다. 다음에 다른 선수에게도 그런 상황이 또 나올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신고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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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진행된 박동원의 통산 1000경기 출전 기념 시상식에서 나란히 포즈를 취한 장장석 단장과 박동원.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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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으로 팬심(FAN心)이 좋지 못한 상황이다. 시범경기에 많은 관중이 들어오면서 여전히 최고 인기 스포츠임은 재확인됐지만, ‘정 떨어진다’는 이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안 좋은 소식이 겹쳤다. 비상이 걸렸다. ‘어차피 보러 올 사람은 오고, TV로 볼 사람은 또 본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관중이 이전보다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 관중이 607만6074명이다. 8개 구단 체제이던 2010년(592만8626명) 수준이다. 코로나 사태해소로 관중 증가가 예상되지만, 코로나 이전인 2019년 728만6008명 수준만 되어도 다행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나아가 신규 팬 유입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과연 서준원은 이렇게 될지 몰랐을까. 혹시라도 대표팀이 WBC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그 열기에 묻혀 슬쩍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까. 일반 직장인들도 이렇게 하지 않는다.

장정석 전 단장은 정말 ‘농담’으로 그랬을까. 반복적으로 그랬다면 듣는 입장에서는 무겁게 받아들일 수 있다. 언제까지나 ‘둘 만 아는’ 이야기로 끝날 것이라 생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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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롯데 투수 서준원. 사진 | 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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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팀과 선수단도 확실하게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이미 KBO리그는 과거 여러 사건으로 홍역을 몇 차례 치른 바 있다. 어떤 것이든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 SNS 비밀 계정을 운영하다 외부에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른 케이스도 꽤 된다. 그나마 이쪽은 개인의 일탈 정도로 정리될 수 있는 부분이다.

범죄는 이야기가 다르다. 인기가 높고, 많은 돈을 번다고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리고 만에 하나 잘못된 일을 했다면 즉각 구단에 알려야 한다. 안고 있다고 될 일이 아니다. 좋은 일도 아니다. 결국 모두가 피해를 본다.

무엇보다 ‘잘못’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 몸을 담고 있는 것은 맞다. 선수도, 프런트도 사람이기에 스트레스는 풀어야 한다.

그러나 스트레스 해소를 ‘불법적인 일’로 하는 것은 문제다. 그건 범죄일 뿐이다. 남이 하지 말라는 것, 법이 하지 말라는 것은 그냥 안 하면 된다. 이것만 명심하자.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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