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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최대 코인거래소 바이낸스, 美제소 이후 21억달러 빠져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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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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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미국 규제당국으로부터 피소된 뒤 대규모 예치금 인출 사태를 겪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상화폐 정보 제공업체 난센을 인용해 최근 일주일간 바이낸스의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21억 달러(약 2조7000억원)의 자금이 인출됐다고 보도했다.

난센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전체적으로 자사의 여러 공개 지갑에 예치금 등 632억 달러(약 82조원)를 보유하고 있다.

난센의 앤드루 서먼 애널리스트는 "인출 속도가 평소보다 높아졌고,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제소 발표 이후 고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3일 미국 규제 당국이 '바이낸스 스테이블 코인'(BUSD)의 신규 발행을 막자 하루 10억 달러(약 1조3천억원)에 이르는 자금이 바이낸스에서 빠져나간 바 있는데, 이번 자금 유출은 그때보다는 덜하지만 평소 수준을 벗어난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테더(USDT), USD코인(USDC)과 함께 3대 스테이블 코인으로 꼽히는 BUSD의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 반토막 난 상태다.

일부 투자자는 지난해 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 때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자금 인출(뱅크런)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해 바이낸스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가상화폐 시장조성업체 플로데스크의 한 관계자는 24일부터 바이낸스에 대한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을 줄이고 있다면서 "항상 거래소 예치금 규모는 최소로 유지해왔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줄였다"고 말했다.

게다가 가상자산 정보분석업체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가상화폐 현물 거래 시장에서 바이낸스의 점유율은 이달 초 57% 수준에서 24일 기준 30% 정도로 떨어졌다.

바이낸스가 지난해 여름 무료로 전환했던 비트코인 현물거래 수수료를 지난 주 다시 유료로 바꾸겠다고 발표한 것이 시장 점유율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상화폐 헤지펀드 아이스버그 캐피털의 존 콴스트럼은 "수수료가 극히 중요하다"면서 "일반적으로 거래소를 선택할 때 먼저 자산 보호 측면을 고려하고 두 번째는 분명 수수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바이낸스는 소프트웨어 오류 수정을 이유로 몇시간 동안 가상화폐 현물 거래를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앞서 전날 CFTC는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를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 위반 혐의로 27일 제소하고, 불법 이익 추징과 민사상 과징금 부과뿐만 아니라 영구적인 거래·등록 금지 등을 법원에 요청했다.

또 미 연방법원은 바이낸스 미국 법인(바이낸스.US)이 파산한 코인 중개·대부업체 보이저 디지털의 자산을 인수하려던 것을 막았다고 28일 발표했다.

로스틴 베넘 CFTC 위원장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바이낸스가 미국 규정을 피해 미국인들이 가상사설망(VPN) 등을 통해 역외 거래소를 쓸 수 있도록 한 데 대해 "진행 중인 사기"라고 비판했다.

CFTC는 바이낸스가 CFTC에 등록하지 않아 법적으로 미국인들에게 가상화폐 파생상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CFTC가 아직 바이낸스에 관련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하지는 않은 상태다.

각국이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가운데 미국에서 이런 움직임이 보이면서 투자자들도 향후 미국 등지에서 바이낸스를 대상으로 나올 추가 조치를 주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당국의 바이낸스 단속으로 미국 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가상화폐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고 전했다.

CFTC가 이번 소장에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바이낸스와 거래해온 익명의 미국 기업 3곳에 대해 정밀 조사 중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조지타운대학의 우르스카 벨리코냐 교수는 "(조사에 따른) 미국 기업들의 위험은 바이낸스보다 훨씬 크다"면서 "(바이낸스와 달리) 미국 내에서 증권 중개 운영 허가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거래플랫폼 알파 임팩트의 헤이든 휴스 공동창업자는 "투자기관들은 미 당국과 바이낸스 사이에서 '십자포화'의 대상이 되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투자업계가 바이낸스와 거리두기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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