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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한국 외교당국, '구금' 권도형 접견…"안부 물으니 괜찮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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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르비아 대사관, 스푸즈 구치소에 수감된 권도형 만나 안전 확인 '영사조력'

몬테네그로 외교부·법무부 방문해 "조속한 신병인도 바라"…송환 총력

연합뉴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수감된 스푸즈 구치소
(스푸즈[몬테네그로]=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28일 오후(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외곽에 있는 스푸즈 구치소 입구. 이곳에 권도형 테라폼램스 대표가 수감돼 있다. 2023.03.28 changyong@yna.co.kr



(스푸즈[몬테네그로]=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우리 정부는 몬테네그로에 구금돼 있는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장본인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를 직접 만나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간에 권 대표의 신병 확보 '경쟁' 양상이 벌어진 가운데 우리 정부가 권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푸즈 구치소 관계자는 2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한국 외교당국 관계자가 이날 오후 구치소를 방문, 권 대표를 접견하고 갔다고 확인했다.

주세르비아 한국 대사관은 이날 수도 포드고리차 외곽에 있는 스푸즈 구치소에 수감된 권 대표를 면담하고 안전을 확인했다.

몬테네그로에는 한국 대사관이 없어 인접 국가인 세르비아 대사관이 몬테네그로까지 관할하고 있다.

면담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비공개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비아 대사관 관계자는 영사 조력 차원에서 만난 것에 불과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날 접견은 대사관측 요청을 현지 당국이 허가하면서 이뤄졌다. 권 대표 본인도 동의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해외에 구금된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영사 조력 차원에서 면담했다"며 "건강과 안전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권도형을 만나 안부를 물었고 본인은 '괜찮다'고 했다"며 "특별히 불편한 점을 얘기한 것은 없었다. 눈으로 봤을 때도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대사관 관계자는 권 대표의 건강과 안전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며 투자자 피해, 송환 문제 등 여타 질문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꼈다.

주세르비아 한국 대사관 측은 접견에 앞서 이날 몬테네그로 외교부와 법무부를 방문해 몬테네그로 당국자들과 잇따라 면담을 갖고 권 대표 송환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권도형에 대한 조속한 신병 인도를 바란다는 우리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권 대표라는 동일한 피의자를 두고 한국과 미국이 신병 확보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유례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그가 어느 나라로 송환될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권 대표를 이미 기소하는 등 수사 진도는 더 빠른 편이지만 한국은 몬테네그로 당국을 방문해 송환 협조를 요청하며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연합뉴스

법원에 출두하는 권도형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수도 포드고리차 북서쪽에 위치한 스푸즈 구치소는 포드고리차 시내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다. 구치소와 교도소가 한곳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포드고리차 지방검찰청을 통해 권 대표 면담을 신청했으나 몬테네그로 현지법에 따라 구금된 자는 변호인과 가족관계일 경우에만 면담할 수 있어 자격 요건이 해당하지 않아 거부됐다.

직접 찾아간 스푸즈 구치소 입구에는 경비초소 1개와 육중한 철문, 차량 차단기 2개가 설치돼 있었다. 주변은 철조망을 쳐놓아 외부인의 통행을 철저히 통제했고, 경비초소에는 무전기를 든 경비원 4명이 외부인을 막기 위해 경비를 서고 있었다.

권 대표는 측근인 한모 씨와 함께 지난 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검거된 뒤 이곳에 수감됐다.

현지 법원이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구금 기간을 연장하면서 권 대표는 이곳에서 최장 30일간 구금될 예정이다.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그는 다른 구금 시설로 이감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그 시기가 언제일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포드고리차 지방검찰청은 권 대표를 공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몬테네그로 현지법에 따르면 공문서 위조가 유죄로 확정되면 최소 3개월에서 최대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된다. 하지만 5년 징역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드물고, 실제 판례상 일반적으로 징역 6개월이 선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은 몬테네그로 관할권에서 벌어진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사법 절차가 끝나야 송환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권 대표의 몬테네그로 현지 변호인인 보이스라브 제체비치는 위조 여권 사건과 관련한 1심 판결이 불만족스럽다면 대법원까지 사건을 끌고 가겠다는 의사를 밝혀 재판이 시작되면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제체비치 변호사는 또한 법원의 구금 기간 연장 결정에 대해서도 이에 불복해 지난 25일 항소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직 이를 다룰 재판부가 구성되지 않아 항소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해외 도피 11개월 만에 붙잡힌 권 대표가 방어권을 최대한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해서도 지루한 법정 싸움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제체비치 변호사는 권 대표의 첫 번째 사건인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나와야 두 번째 사건인 송환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첫 번째 사건에 대한 최종 결론이 언제쯤 나올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알 수 없다"고 답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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