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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은퇴식 날에도 동생들 생각한 진짜 ‘형’ 양희종 “훌륭한 후배들, KGC를 더 빛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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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후배들이 KGC를 더 빛낼 수 있도록….”

선수로서 마지막을 알리는 은퇴식. 그 순간은 자신만 생각해도 모자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양희종의 그릇은 달랐다.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이 조언하고 또 구단에 적극적인 지원을 바라는 등 리더가 무엇인지 몸소 증명했다.

지난 26일 안양서 은퇴식을 치른 양희종. 그는 KGC의 첫 영구결번 선수가 되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그만큼 KGC라는 팀에서 양희종이란 존재는 거대했다. 기록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그의 가치는 농구를 아는 모든 이라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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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로서 마지막을 알리는 은퇴식. 그 순간은 자신만 생각해도 모자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양희종의 그릇은 달랐다.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이 조언하고 또 구단에 적극적인 지원을 바라는 등 리더가 무엇인지 몸소 증명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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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종은 은퇴식 후 공식 인터뷰에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천천히 꺼냈다. 대부분 과거, 현재, 미래의 자신을 향한 질문에 답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후배들을 위한 이야기의 시간을 가졌다.

양희종은 “모든 선수가 자기 위치에서 자기 역할을 충분히 잘 해내고 있다. 올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히지 않았지만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짓는 날에 은퇴식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줘서 너무 고맙다. 지금 만들어진 팀 문화를 잘 이어나가 플레이오프에서 더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굉장히 사소한 부분일 수 있지만 지원 스태프와 같은 사람들을 더 챙기려고 하는 문화, 일상생활에서 서로 배려하는 문화가 잘 자리 잡으면서 경기에도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서로 의지하고 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힘들 때도 기쁠 때도 당연히 함께하는 문화. 이런 좋은 문화와 관계를 통해 명문구단으로서 더 단단해지기를 바란다. 즉 더 좋은 구단이 됐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양희종이 KGC에 만든 문화. 사실 깊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제로 양희종이 존재함으로 만들어지는 분위기와 긍정적인 영향력은 이미 국가대표팀에서도 크게 드러난 바 있다. 모든 지도자가 양희종의 부재로 팀 분위기가 무너질 것을 걱정했을 정도. 또 그와 같은 리더가 없는 프로 팀들의 전성기가 오래가지 못했음을 보면 실감할 수 있다. 양희종은 이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후배들이 지금의 문화를 그대로 이어가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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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종이 언급한 ‘인삼신기’ 시절의 KGC. 아쉽게도 이들 중 현재 KGC에 남은 건 양희종과 오세근뿐이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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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민감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FA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 양희종이다. 은퇴식 당시 그는 “KGC에 남아 17년 원 클럽맨으로 선수 생활을 하고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이 있어 이런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나 이후에도 우리 후배들이 KGC를 떠나지 않고 더 성장하여 영광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KGC는 현대모비스와 함께 KBL을 대표하는 강팀이지만 오랜 시간 집토끼도 확실히 잡지 못하며 전력누수를 피하지 못했다. kt와의 수차례 트레이드를 통해 일방적으로 전력 보강하며 구단 전성기를 이어갔으나 여전히 내부 FA 잔류는 보장할 수 없었던 것이 KGC였다.

양희종은 이에 대해 “FA라는 제도가 선수들에게 좋을 수 있고 기회일 수 있지만…. 지난 개막 미디어데이 때 느꼈는데 KGC 출신 선수가 4명이나 있더라(본인 포함 이정현, 이재도, 전성현). 만약 그 선수들이 같이 있었다면 더 좋은 농구를 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에 더 빨리 도달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만남과 이별, 프로에선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만남보다는 이별이 더 익숙했던 양희종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일. 양희종은 ‘인삼신기’중 가장 생각나는 선수로 이정현을 꼽기도 했다. 그는 “다 좋은 선수들이지만 (이)정현이가 정말 많이 따랐던 기억이 있다. (오)세근이가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지만 정현이까지 같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오늘따라 많이 생각이 난다”고 말한 바 있다.

양희종은 이어 “좋은 선수를 뽑아서 키워 떠나보내야 하는 게 아쉽다. 만남은 즐겁지만 이별은 슬프다. 지금 남은 훌륭한 후배들이 KGC 이름을 더 빛낼 수 있도록 그런 마음에서 말씀드린 것이다. 그리고 구단에서 그렇게 해줄 거라고 믿고 있다”고 바라봤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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