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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강대웅의 정문일침(頂門一鍼)] 20조 투자유치 닻 올린 정명근 화성호(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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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찾아오는 땅을 만들겠다 공언

화성특례시 비전 선포와 투자자문단 위촉

임기 내 20조 투자유치 반드시 성공 다짐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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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가 기초자치단체 중 지역내총생산 규모가 전국 1위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경기도에서 기업이 가장 많은 도시라는 것도 그렇다. 징수되는 법인지방소득세액도 1위다. 삼성과 현대, 기아가 소재한 영향이 크다. 그 덕분에 재정자립도 또한 도내 최고 수준인 2위다. 여기에 동탄신도시가 조성되고 4500개에 이르는 첨단도시형 공장, 연구시설, 벤처시설, 첨단산업 관련 기업들이 들어서면서 재정 자립도를 더 높이고 있다.

하지만 정명근 시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는 모양이다. 화성시 승격 23주년인 지난 21일 의미 있는 선언을 했다. 화성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민선 8기 재임 동안 20조원 이상 투자 유치를 성공시키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면서 자문단도 위촉했다. 자동차, 전기·전자부품, 스타트업, 화학·고무·플라스틱, 에너지·자원, 금속가공, 기계·장비 제조, 소공인, 식료품 제조 등 총 10개 산업 분야 관내 기업 관계자가 망라됐다.

또 정부 산하기관, 학계 교수진 등 31개 기관 소속 책임급 실무자도 포함됐다. 규모만 86명에 이르는 매머드급이다. 화성시 미래 발전을 위한 정명근 화성호가 닻을 올리고 투자의 바다로 항해를 나선 모양새다.

정 시장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자문단의 활발한 활동과 정 시장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화성의 미래 먹거리 마련과 지역균형발전은 당연지사다. 그 때문에 이번 선언을 계기로 시민 자부심도 더 높아졌다.

특히 정 시장은 특례시를 앞두고 시민들이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균형발전과 복지를 이루겠다는 5대 비전도 공개했다. ‘2040년 화성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지역 특성을 감안한 생활권별 발전 방향 등 화성시 장기 발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종합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그 배경에는 화성시 인구 증가세가 한몫하고 있다. 2019년 12월 81만2260명이던 화성시 인구는 2023년 2월 현재 91만8865명으로 3년 사이 10만명 넘게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높은 증가세다. IT·반도체 등 대기업 생산시설 유치와 산업단지 개발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이런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 분명하다.

실제 경기도가 추산한 화성 인구 동향에도 잘 나타난다. 2024년에는 101만733명으로 인구 100만명을 돌파하는 것으로 나왔다. 화성시 자체 추계 또한 2023년 100만2349명, 2024년 102만2866명으로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 추산으로도 화성시는 올해 말 특례시 자격을 갖추게 될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되면 내년 수원·용인·고양·창원특례시에 이어 전국에서 5번째로 100만 특례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시장의 투자 유치 복안은 화성시의 외형적 발전을 더욱 견인하면서 ‘미래 먹거리 확보’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4년 동안 20조원 규모 투자 유치는 그리 녹록한 계획이 아니다. 잘 알다시피 기업 유치는 인력, 교통, 생활 인프라, 경영지원시스템, 산업 인프라 등 각종 환경이 어떠한지에 따라 성패가 판가름 난다.

기업이 맘 놓고 생산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 많은 지역이 투자 유치에 나서는 등 전력투구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도 오래전이다. 화성시 투자 유치가 만만치 않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런데도 정 시장이 나선 것은 지속 가능한 성장과 지역 상생 기업도시 화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굳은 의지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정 시장의 이 같은 포부와 자신감, 의지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물론 인구 100만 시대를 눈앞에 둔 화성시의 성장동력에 가속 엔진을 장착해 특례시를 넘어선 ‘미래 화성’을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 때문으로 폴이된다. 투자 유치에 나서면서 ‘시민과 함께 그리는 희망, 같이 만드는 화성’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것도 이 때문인 듯싶다.

이러한 과정에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분명히 있다. 투자 유치만큼 중요한 것이 실행에 옮기는 일이다. 또 정책의 성공 여부는 입안보다 사후 관리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려면 유치위 설치뿐 아니라 기업 유치에 진력할 수 있도록 화성시 행정 시스템, 예산 등 자원 배분 방식을 대폭 변화시켜야 한다. 내부 행정에 사용되고 있는 자원을 상당 부분을 기업 유치 부문으로 이전할 필요도 있다.

물론 정 시장이 해야 할 일이지만 기업 유치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선택을 얻는 노력도 중요하다. 취임 초기에 이어 시 승격 23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기업이 찾아오는 땅’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정 시장의 계획이 자문단을 포함한 민관이 원팀이 되어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주경제=(화성)강대웅 기자 dwka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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