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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3년 연속 적자에도 오너家에 배당한 대교… 증권가선 “주주가치 제고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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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지 눈높이로 잘 알려진 대교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고도 우선주에 한해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회사 측은 “정관상 명시된 사항”이란 입장이지만 배당액 40%가 오너일가에게 흘러가 증권가에서도 “주주가치 제고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대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우선주인 대교우B 1주당 15원의 현금 배당안을 확정했다. 시가배당률은 0.8%로 총 배당금은 2억1157만원이다.회사 측은 “경영상태를 고려해 정관에 명시된 일부 우선주에 한해 최소한으로 실시했다”며 “우선주는 정관에 액면가 대비 9% 배당이 보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주 1410만5169주 가운데 40%인 565만5213주를 강영중 회장과 두 아들인 강호준 대교 대표와 강호철 대교홀딩스 대표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다. 이들에게 배당금 약 8483만원이 돌아갔다.

보통주에 대해선 배당을 안했는데 대교가 결산배당에서 보통주를 제외한 건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조선비즈

왼쪽부터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강호철 대교홀딩스 대표(차남), 강호준 대교 대표(장남). / 대교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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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라인 사업에 무게 둔 대교, 2020~2022년 영업적자 지속

보통주 배당을 안한 배경엔 실적 악화가 있다. 대교는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 구조 여파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대교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적자는 499억5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76.45% 확대됐다. 당기순손실은 1361억7400만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대교의 적자는 법인 전환 34년 만인 2020년부터 3년 연속 지속되고 있다. 이 회사는 2019년 29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2020년 법인 전환 34년 만에 처음으로 280억원의 적자를 냈다. 2021년에도 영업적자 283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행진에도 불구하고 대교는 2020년과 2021년 중간과 기말배당을 합쳐 각각 84억8400만원, 67억9900만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적자가 3년째 이어진 지난해 7월에도 24억9000만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 특수관계인이 지분 98% 보유한 대교홀딩스, 2012~2021년 708억 배당

대교의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대교홀딩스(54.51%)다. 강영교 회장 등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은 14.18%(1201만3675주)에 불과하다. 배당금 중 상당액이 관계사와 오너일가에게 돌아간다.

대교그룹 지주사인 대교홀딩스도 오는 30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실적에 대한 기말 현금 배당을 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대교홀딩스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69억2800만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대교홀딩스는 강영중 회장과 특수관계자가 98.2% 보유하고 있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708억원에 달하는데 상당액이 오너와 특수관계자에게 돌아갔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와 관련 “기업이 적자를 기록함에도 배당을 지속하는 것은 장기 수익률을 추구하는 관점에서 주주 이익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으며, 주주가치를 제고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대교는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금 배당을 이어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대교홀딩스와 대교가 현금 배당을 강행하는 것은 강영중 회장 두 아들의 승계 재원 마련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호준 대표와 강호철 대표는 각각 대교와 대교홀딩스 대표를 맡고 있지만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1%도 안된다. 대교 지분율은 두 사람 모두 0.03%, 대교홀딩스는 0.1%씩이다.

다만 이에 대해 대교그룹 관계자는 “현재 승계와 관련된 내용은 정해진 바 없고 회사의 배당정책과 승계작업은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배당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효정 기자(saudad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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