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6 (화)

로켓배송 넓히는 쿠팡, 광고 수수료 손질한 요기요…화두는 '숫자 경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그동안 몸집 키우기에 골몰해왔던 이커머스 업계가 ‘내실 다지기’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고비용 구조인 새벽배송을 줄이고 기존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신규 매출원을 찾는다. 엔데믹 전환 후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해지자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중앙일보

쿠팡이 일반 판매자들의 상품도 '로켓배송' 해주는 새로운 서비스 '로켓그로스'를 시작한다. 사진 쿠팡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 벌고 덜 쓰자, 허리띠 졸라매는 이커머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일반 판매자(셀러)의 상품도 ‘로켓배송’ 해주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한다. 물류 전문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중소상공인들이 상품 입고만 하면 이후의 관리·배송·반품 등 풀필먼트 서비스 일체를 제공하는 ‘로켓그로스(Rocket Growth)’다.

쿠팡은 지금까지 직매입 상품에만 로켓배송을 적용해왔다. 앞으로는 일반 배송으로 이틀 이상 걸렸던 오픈마켓 상품도 로켓그로스를 통해 당일이나 이튿날 배송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로써 CJ대한통운, 한진 등 택배 업체를 이용하던 오픈마켓 판매자들에게 배송까지 쿠팡에 맡기는 선택지가 생기게 됐다. 판매자들은 택배를 이용할 때처럼 건당 물류·배송비를 더 내면 된다.

중앙일보

쿠팡은 로켓그로스를 통해 재고관리부터 포장, 배송까지 판매자를 대신해 진행하는 물류 대행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사진 쿠팡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쿠팡의 새로운 서비스를 두고 업계에선 사실상 택배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쿠팡 관계자는 “판매 중개 수수료는 기존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수수료와 같으며 수수료와 별개로 보관·포장·배송 등 판매자를 대신 진행해 물류 대행 서비스 요금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나눠 쓰고, 아껴 쓴다…물류 효율화 나서



어쨌든 쿠팡으로선 오픈마켓 물류 대행 서비스라는 새로운 매출원이 생긴 것이다. 쿠팡은 현재 직매입 비중이 90% 이상이다. 오픈마켓의 비중을 늘려 새로운 성장 포인트로 삼을 수도 있다.

중앙일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처럼 물류 효율화는 이커머스 업계 전체의 화두다. 11번가는 자체 물류 대신 제조사·판매사의 물류 공간을 활용하는 ‘벤더플렉스(VF)’ 방식을 도입했다. 익일 배송하는 직매입 서비스인 ‘슈팅배송’ 상품 중 제조사나 판매자의 물류 공간에 11번가 주문에 대응하는 별도 공간을 확보해 직접 배송하는 방식이다. 11번가 물류 센터를 따로 거치치 않아 물류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현재 광주·대전 지역에서 매일유업(음료), 쌍용씨앤비(화장지), 미래생활(티슈) 등 3개사에서 이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중앙일보

11번가는 지역신선식품 판매자의 물류 공간을 활용하는, '신선밥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 11번가





요금 체계 단일화, 잘하는 것에 집중



배달 앱 요기요는 ‘월정액’과 ‘수수료’ 2종으로 운영했던 주문 중개 과금 수수료를 단일 체계로 바꿔 운영 효율화에 나선다. 수요가 적은 월정액 상품을 폐지하고 건당 중개 수수료 12.5%를 내는 단일 상품으로만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월정액 상품은 월 7만9000원을 내면 별도의 중개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는 상품으로 지난 2015년 8월 도입됐다. 요기요 관계자는 “월정액 상품 이용 가게가 전체의 1% 미만이라 효율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조치”라고 말했다.

신세계·롯데 등 유통 강자들도 이커머스 부문의 적자 규모를 줄여나가고 있다. 모든 것을 다 파는 전략에서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이른바 ‘버티컬(특정 분야 전문) 서비스’ 강화로 바꾸면서다. 롯데온은 온앤더뷰티, 온앤더럭셔리 등 기존 강점을 지녔던 패션·뷰티 카테고리에 집중하고, 지난해 4월에는 수요가 많지 않은 새벽배송 서비스를 접었다. SSG닷컴은 패션·뷰티·명품·가전·유아동 등 5대 전략 카테고리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앙일보

롯데온은 버티컬 서비스 강화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사진 롯데온



G마켓은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선 전문관 ‘스마일프레시’를 지난해 하반기 도입하면서, 별도 운영하던 스마일 배송 내 새벽배송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종료했다. 해외직구에 특화한 패밀리 사이트 G9 서비스도 지난해 말 종료하고, 관련 콘텐트를 G마켓으로 일원화했다.

중앙일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 교수는 “코로나19 동안 이커머스 업계가 적자여도 매출만 늘면 된다는 식의 프리미엄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엔데믹 전환 후 오프라인 경제가 반격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체질 강화나 수익성 확대 등 ‘숫자 경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