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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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발표한 ‘윤석열 정부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과제 및 추진방향’은 현 정부가 올해부터 내놓을 저출산 대책의 ‘밑그림’에 가깝다. 부모급여와 세제 지원을 비롯해 양육비 지원을 늘리고, 부부소득에 기반한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등 구체적인 숫자까지 포함한 대책도 일부 나왔다. 대책의 줄기는 맞지만, 기존에 ‘저출산 대책’으로 묶어 포장한 예산 지출부터 효율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산·세제 지원을 포함한 대책 중 대표적인 내용이 부모급여를 확대하는 것이다. 정부는 만 0~1세 아동을 둔 부모에게 주는 부모급여를 올해 만 0세 기준 월 70만원, 1세 월 35만원에서 내년 만 0세 월 100만원, 1세 50만원으로 각각 늘리기로 했다. 또 현재 부양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 가구에 환급형 세액공제 형태로 운영하는 자녀장려금(CTC)도 확대한다. 이성용 한국인구학회장은 “사교육비를 포함한 양육비 부담이 큰 만큼 지원을 기존보다 확대하는 방향은 옳다”면서도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혜택이 부족한 만큼 지원 기간과 지원액을 모두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책에는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주택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주택 구매자금 대출 소득요건을 기존 부부소득 합산 연 7000만원 이하에서 8500만원 이하로,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은 기존 6000만원 이하에서 7500만원 이하로 각각 늘리기로 했다. 최슬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맞벌이 부부가 늘어난 데다 가구 소득도 많이 오른 상황에서 부부합산 연 소득 7000만원 이하 기준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만큼 기준선을 더 올려야 한다”며 “공공주택뿐 아니라 민간주택 입주 요건을 완화하는 등 주거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간 합계출산율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통계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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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저출산 대책에 백화점식으로 끼워 넣은 예산부터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는 구멍'부터 막아야 한다는 얘기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처음 출범한 2006년 2조 원대였던 저출산 예산은 2021년 46조 원대로 늘었다. 지원이 늘어난 부분도 있지만 직접 관련 없는 예산을 저출산을 극복한다는 명분에서 ‘끼워 넣기’한 영향이다.
단적으로 지난해만 해도 낙후지역 학교를 리모델링하는 그린 스마트스쿨 조성(1조8293억원), 청년 자산 형성을 돕는 내일채움공제(1조3098억원), 디지털 분야 미래형 실무인재 양성(3248억원), 첨단무기 도입을 통한 군사력 보강(987억원) 등이 저출산 대책 예산에 포함됐다. 최슬기 교수는 “무늬만 저출산 대책인 예산 지출부터 구조조정해 ‘선택과 집중’해야 한다”며 “위원회의 역할이 정부 부처별로 마련한 저출산 대책을 수집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대책의 심의와 예산 집행부터 평가까지 키(key)를 잡고 전 과정을 주도하는 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박태인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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