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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아직 빈소도 없는 나이지리아 4남매…사인은 ‘화재 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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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7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3층짜리 빌라 2층에서 불이 나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이 4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불이 난 빌라 모습.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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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던 중 집에 불이 나는 바람에 숨진 나이지리아 4남매의 사인은 ‘질식으로 인한 화재사’로 잠정 조사됐다. 화재로 인한 연기흡입으로 질식한 이후 화상 등으로 숨졌다는 것이다.

경기도 안산단원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한 결과 이런 1차 구두 소견을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또 “4~11살의 어린이 4명의 주검에서 외상 등 다른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들의 부모에 대한 조사는 자녀를 잃은 정신적 충격 등을 고려해 아직 진행하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숨진 남매의 부모와 2살 막내는 현재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이들은 대피 과정에서 골절 등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일단 숨진 4남매의 사인은 1차적으로 나왔으나, 가정형편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빈소를 아직 마련하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산 나이지리아 모임’ 대표와 이주노동자 지원 활동을 하는 박천응 목사(전 안산외국인지원센터 대표)를 중심으로 꾸려진 피해지원대책위원회가 장례 절차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목사는 “애도를 위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데, 당장 가정형편이 좋지 않으니 병원비와 장례비 등에 대한 걱정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역사회에서 이들을 도울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7일 새벽 3시28분께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3층짜리 빌라 1층에서 불이 났다. 불은 40여분 만에 진화됐지만, 4~11살 남매 4명이 안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합동 감식 결과, 출입문 안쪽 앞바닥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바닥에는 냉장고와 텔레비전이 연결된 멀티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살고 있었던 주택은 21㎡ 넓이에 작은 방 2개와 거실이 있는 구조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합동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치료비 및 장례 지원을 위해 병원, 지자체 등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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