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이게 무슨 냄새지? 차량이 보내는 위험 신호 [현대모비스 공학교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차량에서 발생하는 냄새는 제각기 다른 정보를 담고 있다. 달달한 냄새는 냉각수 부족으로 인한 엔진 문제를 암시하는 신호일 수 있다. 시큼한 냄새는 차량 내 배터리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경고일 수 있다. 이런 위험한 냄새를 미리 구별해낼 수 있다면 차량 안전성을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다.

차를 운전하는 도중 휘발유 냄새가 올라오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차량 정비 지식이 전무한 차주는 이 같은 흐름으로 원인을 추정하고 대처할 수 있다. '차 연식이 오래돼 나는 냄새인가? 창문 열고 달리다 보면 없어지겠지.'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 대처법으로 차량이 보내는 위험 신호를 무심코 지나칠 수 있다.

휘발유 냄새가 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에어컨 외기가 원인이라면 작은 문제다. 그러나 연료 탱크의 누유 문제가 원인이라면? 이는 엔진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 극단적인 경우 폭발·화재 같은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즉시 정비소를 찾아 정비를 받아야 한다.

전기차·자율주행 관련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차량 내부에서의 탑승자의 편의성과 안전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냄새 관련 센서와 차량이 결합된 기술은 아직 부족하다. 필자는 냄새에 따른 차량 진단 시스템을 통해 탑승자의 후각적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기본적으로 차량 내 여러 개의 냄새 감지 센서를 장착해 평소 차량에서 나는 냄새나 운전자가 사용하는 디퓨저향을 감지하고, 해당 정보를 저장한다.

기본 동작은 디퓨저 농도 조절을 통해 탑승자의 후각적 감각을 만족시키는 기능이다. 이상 냄새가 발생하면 냄새를 구별하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위험도를 구분하고 그에 따른 알림과 대처 방법을 디스플레이에 표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차량에서 꿉꿉한 냄새가 나면 밖에서 나는 냄새일 수 있지만, 에어컨 필터와 관련된 문제일 수 있음을 표시하며 위험도를 낮게 측정하고 필터 교체법을 알려준다. 탄내가 나는 경우 전기 배선과 배터리 등의 위험도가 높은 문제일 수 있기에 '운행 정지' 위험도를 표시하며, 가까운 정비소를 안내한다.

냄새는 주관적이다. 사람마다 다르게 감각해 냄새 구별의 신뢰도가 낮을 수 있다. 시스템의 냄새 구별·대처 방안에 대한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 다양한 표본을 머신러닝시킨다면 냄새 구별의 신뢰도를 높이는 해법이 될 수 있다.

최근 미국자동차공학회(SAE)에서는 자동차 내부 실내 악취 테스트 표준화를 위한 기술 문서를 발표했다. DOAC(디지털 후각 자동차 컨소시엄)도 출범되는 등 후각 테스트 관련한 국제 표준도 마련되고 있다. 여기에 탑승자의 후각적 만족도를 높이고 차량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기능을 장착하면 탑승자는 더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김영재 현대모비스 리눅스SE3셀 연구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