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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독] 흔들리는 KT, 이사회 개편부터 시동… 사외이사 3명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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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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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림 대표이사 내정자가 물러나면서 재계 서열 12위 KT가 ‘선장 없는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구현모 대표의 임기가 이달 말 끝나는 만큼 빨라도 6월 이후에야 차기 대표가 정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T는 차기 대표 선출에 앞서 이사회 개편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3명에 대한 재선임 철회 등이 이사회 개편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사외이사 선임을 위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정했다. 오는 3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이후 다음달 임시 주총을 열어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대표 내정자를 최종 결정하는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로 구성된 만큼 차기 대표를 선출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이사회 개편을 먼저 해야 한다.

이달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이사회 의장),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전 KT렌탈 대표는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당초 윤 내정자 선임과 함께 1년간 재선임돼 KT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었다. 한 이사는 “사외이사 3인 모두 재선임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윤 내정자를 도와 지배구조를 개편하는데 뜻을 모아 1년 재선임에 동의한 것”이라며 “윤 내정자가 사퇴하고 이사회가 지배구조의 걸림돌로 비판받는 만큼 KT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이들이 물러날 결심을 한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KT는 정관에 따라 최대 11명의 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된다. 윤 내정자 사퇴로 사내이사 자리는 모두 공석이 됐지만, 차기 대표가 선임될 경우 사내이사 3명은 자연스럽게 채워질 수 있다. 사내이사 2명은 대표가 추천하기 때문이다.

사외이사 3명이 물러날 경우 남은 이사진은 사외이사 3명뿐이다. KT 정관은 이사회 구성 효력을 위한 이사 정족수를 제한하지 않는다. 남은 3명의 이사만으로도 이사회를 구성해 사외이사를 뽑고 차기 대표를 추천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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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사외이사 명단.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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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이 정한 기업 이사의 정족수가 3인 이상으로 규정된 만큼 사외이사 3명이 사퇴해도 남은 3명의 이사로 KT 이사회를 구성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차기 대표 선임이나 정관 변경 등 민감한 안건을 처리할 경우 이사 개개인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역할 정도로 권한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미 신규 사외이사를 확보하기 위한 작업에 나선 상태다. 다만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섣불리 신임 사외이사로 내정했다가 이틀 만에 사퇴하는 상황을 겪은 만큼 신중하게 인물을 물색 중이다.

이사회는 여당 인사를 사외이사로 적극 영입해 정치권의 외풍을 차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사외이사로 활동 중인 3명 중 김대유, 유희열 사외이사가 야당 인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김 사외이사는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지냈고, 유 사외이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이다. 지난해 선임된 김용헌 사외이사는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출신이다. KT 전반의 준법경영과 이사회 절차 등을 관리하는 법률역을 맡고 있다.

정부가 이사회 투명성을 위해 요구하는 주주 추천 사외이사도 추가로 논의될 수 있다. 현대모비스가 시행 중인 주주 추천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중 1명을 독립된 외부 자문단으로부터 추천받아 선임하는 것이다. 주주 권익을 보호하는 담당으로 활동하면서 사외이사단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KT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라며 “아직 결정된 건 없다”라고 말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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