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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카카오 홍은택 "주가 2배 안 되면 5만주 스톡옵션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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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홍은택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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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주가가 2배로 오르지 않으면 자신에게 부여된 스톡옵션 5만주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임원 보상에 대한 내부 불만에 주가가 두배 오를 때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데 이어, 퇴직 시까지 주가가 안오르면 아예 이를 포기하겠다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 새 보상체계를 확립하며 경영진과 직원들 간 잡음을 확실히 정리하고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28일 제주시 카카오본사에서 제28기 주주총회를 열고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 등 이사 선임 △이사보수한도 축소 △이사 퇴직금 3배 상향 △홍은택 대표이사에 5만주 주식선택매수권(스톡옵션) 부여 등 안건을 처리했다.

홍 대표는 재직중 주가가 2배가 되지 않으면 스톡옵션 5만주를 아예 포기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주총 현장에서 한 주주가 임기 이후에라도 주가가 2배로 오르면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지 않으냐고 지적한 데 답한 것이다. 홍 대표는 퇴직금 3배 상향 적용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홍 대표는 "재직 기간동안 (주가가) 두배가 안 되면 자연스럽게 포기하게 된다"며 "아지트(카카오 사내 게시판)를 통해 공개적으로 천명했다"고 했다.

홍 대표는 정관이나 주총 안건에 스톡옵션 행사 제한을 명시하지 않은 이유가 이후 선임될 경영진의 동기 부여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경영진 영입을 위해서는 적절한 보상이 필요한데, 과도한 제한을 스스로 내걸어서 (부정적인) 선례를 만들어 그런 분들을 모시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고민했다"며 "이런 조건이 다음 대표에게는 적용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래야 카카오가 좋은 기업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날 카카오 주총에는 이사·임원 등의 보수와 관련된 안건이 많았다. 이사와 임원진에 대한 보상이 지나치게 높아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카카오는 고성장 시기가 끝난 현시점에서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될 새로운 보상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8월부터 이사회를 통해 급여체계·성과보수·퇴직금 등 전반적인 새 보상 제도를 검토했다.

보상위원회 위원을 맡은 윤석 카카오 감사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0년간은 카카오가 굉장히 고성장하는 시대였으나, 앞으로는 안정적인 성장을 취하는 업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런 가운데 새로운 보상 체계를 만들었고 이 핵심에는 유능한 경영자가 열심히 일할 동기 부여를 제공하겠다는 하나의 메시지가 있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전반적인 보상체계가 지나치지 않고, 성과와 연동되는 보상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에서 신규 이사도 선임됐다. 새로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가 신규 사내이사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가 신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사외 이사로는 신선경 변호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로써 카카오 뉴 리더십에는 이사회 의장 선임만 남았다. 기존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이사직에서 물러나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와의 협력에 집중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주당 60원의 배당도 의결했다. 2022년도 전체 배당 규모는 약 2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상승한 수치다. 주주환원을 위해 전체 유통 주식의 약 0.43%인 약 190만주의 자사주 소각도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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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28일 제주 카카오본사에서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배한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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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홍 대표는 이날 주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AI(인공지능) 영역에서 "(글로벌 기업과) AI 모델로 경쟁하기는 좀 어렵고 한국적인 맥락에 맞는 GPT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오픈AI나 구글, 메타(구 페이스북) 등과 100조개 이상 파라미터(매개변수) 모델로 경쟁하기보다 버티컬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는 실용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의미다. 홍 대표는 "Ko-GPT는 GPT-3.0 정도 단계라 상반기 중으로 내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AI 버티컬 서비스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채팅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친구탭 상에 소셜 미디어적 성격을 가진 'AI 친구' 등을 도입할 전망이다. 홍 대표는 "사람과 기술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AI 친구와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좁혀서 보고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AI 대중화의 핵심이 비서처럼 말을 들어주고 답한다는 점"이라며 "가장 중요한 인터페이스가 채팅인데, 저희와 제일 잘 맞는 영역이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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