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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신설 추진…"반도체도 모자란데"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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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첨단분야 융합인재 양성을 위해 6개 전공으로 구성된 새 학부 설치안을 교육부에 제출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앞서 서울대가 신설을 추진한 ‘시스템반도체공학’ 전공을 확대 개편한 것으로 교육부 승인이 이뤄지면 수백명 단위의 새 학부가 생기게 된다. 다만 시급한 반도체 전문 인재난 해소 효과는 기대에 못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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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입학식에서 신입생들이 교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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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복수의 서울대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 24일 교육부에 ‘첨단융합학부’ 설치를 위한 정원 조정 수정안을 제출했다. 신설 학부는 디지털헬스케어‧스마트초연결기술‧융합데이터과학‧지능형반도체‧지속가능기술‧혁신신약 전공으로 구성된다. 서울대는 신설 학부를 통해 21개 차세대 기술에 관한 통합·융합 교육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청안에 따르면 학부 신입생은 2학년까진 통합형 교육을 받고 이후 주 전공을 정해 심화 교육을 받는다. 패스트트랙 등으로 학생에게 2~3회 전공을 선택할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해당 안은 지난 23일 서울대 평의원회(서울대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학내기구)를 통과해 교육부 승인과 이사회 통과 절차를 남겨뒀다.

앞서 서울대는 지난 1월 신입생 57명을 추가 선발하는 시스템반도체공학 전공 신설안을 포함한 정원 조정 계획안을 교육부에 신청했다. 서울대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내에 설치하는 형태였지만, 융합 교육이 필요하다는 교육부의 의견에 따라 이번 수정안이 마련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2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수도권 대학의 정원은 동결이 원칙이지만, 첨단분야 융합형 인재 양성 중요성 때문에 예외적으로 증원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라며 “증원 신청 대학들에 이런 취지에 더 부합하는 자율적 수정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학 혁신의 핵심은 변화하는 산업·사회 수요에 맞는 창의·융합 인재 양성 체제를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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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유홍림 신임 총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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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서울대 관계자는 “진정한 융합 교육을 위한 혁신을 고민해 수정안을 제출했다”며 “전공 간 벽 허물기는 유홍림 총장도 취임식부터 강조한 내용인 만큼 새 학부가 신설되면 전공 구분 없는 프로젝트 중심 수업이 이뤄지는 ‘학부 기초대학’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지난해 ‘2022∼2040 중장기 발전계획’을 내놓으면서 ‘전공·학과·단과대학 사이 장벽 없애기’를 7개 중점 추진 과제 중 첫 번째로 내세웠다.

다만 일부 서울대 교수들은 새로운 학부 체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융합학부로 입학할 경우 추후 전공 선택 과정에서 반도체가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공과대학 교수는 “반도체 교육은 융합 교육보단 학생들이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전문성이 더 필요한 분야”라며 “전문 학과로도 모자란데 융합학부 체계로 제대로 된 전문성을 기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교수도 “반도체 전공은 높은 난이도 등 문제로 이미 선택 기피 현상이 뚜렷한 상황이다. 추후 충분한 수의 학생이 반도체 전공을 선택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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