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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500만원 7개월간 빌려준 친구, 돌연 2주만에 “갚아”…‘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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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친구, 다툰 뒤 ‘돈 빌리고 안 갚으려 배짱부린다…소문 퍼트려“

알고 보니 친구의 남친이 닥달…남친 “분란 일으켜 죄송” 뒤늦게 사과

누리꾼들 “이렇게 사람 걸러지는 것” vs “친구한테 돈 빌리는 거 아냐”

세계일보

10년 지기 친구가 약 7개월의 변제 기간을 두고 500만원을 빌려줬다가 2주 만에 돌연 상환을 요구해 친구와 다툰 사연이 전해졌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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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임대 계약에 필요한 돈을 10년 지기 친구가 약 7개월의 변제 기간을 두고 500만원을 빌려줬다가 2주 만에 돌연 상환을 요구해 친구와 다툰 사연이 전해졌다.

이는 알고 보니 결혼을 앞둔 친구의 남자친구가 ‘빌려준 돈을 못 받을 수도 있다’고 친구를 닦달했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렇게 사람 걸러지는 거다”라며 글쓴이를 두둔하는가 하면 “이래서 친구한테 돈 빌리는 거 아니다”라며 글쓴이를 비판하는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친구 돈 오백 안 갚는 뻔뻔한 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가계 임대 계약을 앞두고 대출을 받을까 알아보는 와중에 내년에 결혼하는 10년 지기 친구가 ‘내년 2월까지만 갚으면 된다’면서 돈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해 500만원을 빌렸다”라며 “한 달에 이자 얼마씩 해서 올해 10월 31일까지 갚기로 했다”라고 운을 뗐다.

A씨는 “(친구에게) 너무 고마워서 밥도 사고 몇 달 치 이자도 먼저 입금해 줬다. 친구라도 먼저 선뜻 돈 빌려주기 망설였을 텐데 저를 신뢰하고 믿어주는 모습이 제겐 큰 은인 같았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돈을 빌려줬던 친구가 돌연 2주 만에 돈을 다시 돌려줄 수 있는지 물었다. 이미 가게를 계약해 큰돈이 없었던 A씨는 “당장은 힘들다. 무슨 일이냐?”라고 물었으나, 친구는 횡설수설하며 연락을 끊고 다시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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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지기 친구가 약 7개월의 변제 기간을 두고 500만원을 빌려줬다가 2주 만에 돌연 상환을 요구해 친구와 다툰 사연이 전해졌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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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다시 친구로부터 “돈을 되돌려 달라. 쓸 곳이 있다”는 연락이 와서 A씨는 “정말 급한 거면 대출이나 부모님께 말하겠다. 하지만 네가 여유가 된다기에 빌린 건데 무슨 이유인지 말해줬으면 좋겠다. 돈을 빌렸으니 주는 건 당연한 건데 갑작스럽게 그러면 나도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친구는 “그래서 안 준다고? 달라고!”라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고, A씨는 “내가 안 준다는 것도 아니고 10월까지는 돈이 여유가 있다고 빌려줘놓고 너도 이건 좀 아니지 않아?”라고 항변했다.

그랬더니 친구는 “그래서 언제 갚을 건데? 어쨌든 네가 내 돈 빌려 간 거니까 돈에 대한 권리는 내게 있는 거니 아무 말하지 말고 당장 갚아라”라고 언성을 높이기에 A씨는 “2주 만에 이유 없이 갚으라고 할 거면 왜 돈 빌려준다고 했니?”라며 친구와 말다툼을 했다.

이후 친구는 A씨가 마치 돈을 빌려놓고 안 갚으려고 배짱부리는 사람처럼 소문까지 냈다고 한다.

A씨는 “이럴 줄 알았으면 애초에 빌리지 말걸. 그런데 이게 제 잘못인지 정말 모르겠다”며 “돈 빌린 거야 저도 할 말은 없지만 실제로 제가 안 갚는 것도 아니고 갚기로 한 날짜도 한참 멀었는데 왜 돈 안 갚는 사람이 돼야 하는지 억울하다”라고 토로했다.

결국 A씨는 부모님께 사정을 털어놓고 돈을 빌린 뒤, 친구에게 이자와 원금을 갚기로 했다.

친구와 만난 그는 “왜 친구들에게 내가 돈 500만원을 안 갚는 뻔뻔한 사람으로 만드는지 이해가 안 간다. 그 점 사과받고 싶고 친구들에게 해명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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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지기 친구가 약 7개월의 변제 기간을 두고 500만원을 빌려줬다가 2주 만에 돌연 상환을 요구해 친구와 다툰 사연이 전해졌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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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막상 빌려주고 나니 받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들면서 네가 돈 들고 도망가는 상상까지 했다”며 “‘못 갚으면 어쩌나’라는 생각에 머리가 아파 남자친구에게 말했더니, 닦달해서라도 반드시 받으라고 했다”라고 실토했다.

동시에 “네게 ‘돈 갚으라’고 한 번 말해본 건데 당연히 바로 준다고 했으면 약속한 날 달라고 하려 했다. 근데 네가 너무 황당해하니 돈을 일부러 안 주려는 뉘앙스를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돈을 구해서 바로 주는 거 보니 오해한 것 같다. 속 좁게 굴어서 미안하다”라고 사과한 뒤, 다시 잘 지내자고 했다.

하지만 마음이 상한 A씨는 선입금한 이자를 제외한 원금을 송금한 뒤 “방금 대화 녹음했고, 단체 대화방에 올리겠다”라고 말하면서 자리를 떴다. 누명을 벗어서 홀가분한 그때 친구 남자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고.

A씨는 “남자친구가 괜한 분란 일으켜서 미안하다며 친구도 제게 미안해서 실신할 때까지 울었다더라. 사과는 받아줬지만 그 친구랑 제가 인연을 이어 나갈진 모르겠다고 말한 뒤 바로 차단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A씨는 “친한 사이일수록 돈 거래하는 거 아니라는 댓글 봤는데 정말 맞는 말”이라며 교훈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이렇게 사람 걸러지는 거다. 인생 길다”라며 친구를 비판하고 A씨를 두둔했다. 이들은 ‘두 분의 친구 관계는 정리하는 게 좋을 거 같다’, ‘(친구가) 정말 미안해서가 아니라 소문 퍼질까 봐 저러는 거다. 또 속지 마라’, ‘남녀가 똑같은 유유상종 바퀴벌레 커플이었다’, ‘저런 친구는 그냥 빨리 손절해라. 빌려주지나 말던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부 누리꾼은 A씨에게 “이래서 친구한테 돈 빌리는 거 아니다”라며 A씨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래서 친구 사이에 돈 거래 하는 거 아니다. 돈 빌리는 순간 친구 사이에 을이 되는 느낌이 싫다’, ‘돈거래는 가족끼리도 하는 거 아니다. 빌릴 생각도, 빌려주지도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래서 돈은 은행에서 빌려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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