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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中, 귀국 종용 친기업 이미지 부각하지만…"마윈은 신중한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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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민간기업 지원 강조하려는 中당국 제스처에 응할지 의문"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1년여 만에 귀국했지만, 그가 중국 당국 의도대로 따라줄지는 의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를 포함한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를 챙기는 친기업 이미지를 부각하려고 마윈을 '설득'하고 있지만, 여의찮을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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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마윈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와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 창업자로 빅테크의 상징 인물이다.

그런 그가 2020년 공개적으로 당국의 규제를 비판하면서 미운털이 박혔다. 이단아로 찍혀 외국을 떠도는 신세로 전락했다. 알리바바와 앤트그룹 지배력도 크게 손상됐다.

하지만 다시 '반전'이 생겼다. '공동부유(共同富裕)'를 내세워 IT산업에 대한 단속과 규제를 강화해왔던 중국 당국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소비 회복과 민간영역 지원을 강조하면서다.

작년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를 포함한 빅테크에 규제 완화 시그널을 지속해서 보냈다.

리창 신임 총리가 친기업 깃발을 들고 있다. 리 총리는 규제 일변도의 기존 정책에 손사래를 치면서 규제 당국이 브레이크만 밟아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마윈의 귀국을 설득했다고 전하면서, 그에 대한 마윈의 태도는 "신중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의 '부름'에 마윈은 먼저 빅테크 경영 재개가 아닌 농업기술 연구 전념을 위해 외국 체류를 택했다는 의지를 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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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27일 중국 항저우 윈구 학교에서 교직원과 대화를 나누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오른쪽 두 번째).


귀국한 마윈이 27일 항저우의 윈구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챗GPT 등의 주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누면서도, 언젠가는 이전 직업인 영어 교사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는가 하면 중국에 얼마나 체류할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중국 당국이 의도대로 친기업 이미지 부활 작업에 마윈 활용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배경에는 작년 10월 당 대회 이전에 공동부유를 부쩍 강조했던 시진핑 국가주석이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이 잦아들었는데도 경제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친기업 이미지 부각에 힘쓰지만, 민간 기업가들은 '집권 3기'의 시 주석 체제에서 공동부유 정책은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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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리창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지난 10일 중국 제14기 1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3차 전체회의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과 리창 상무위원이 대화하고 있다. 2023.3.10 jkhan@yna.co.kr


특히 지난 1월 중국 인민은행이 빅테크 지원 방안을 모색한다면서도, 알리바바의 '황금주'를 차지해 추가 통제권을 거머쥔 데서도 중국 당국의 의도가 드러났다.

황금주란 기업의 핵심 의사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임원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으로, 중국에서는 '특수관리주'로 불린다. 중국 국유기업들이 황금주 자금을 댄다.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 이외에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차량호출업체 디디추싱 등의 황금주도 1% 정도 매입하는 등 빅테크 장악에 나섰다.

지난달 중국 내 최고 사정기관인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가 투자은행(IB) 차이나 르네상스(華興資本)의 바오판 회장을 돌연 연행해 밀실 조사를 하는 점도 중국 민간 기업인들의 공포를 키운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 비즈니스스쿨의 크리스토퍼 마퀴스 교수는 "중국 당국이 기업가 정신을 지원한다지만, 강력한 국가 통제와 이데올로기가 여전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사업은 여전히 공산당의 손아귀에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중국전문가인 조지 매그너스 교수도 "중국 정부의 접근 방식은 여전히 공산당과 국가를 우선시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마윈이 이단아로 찍힌 이후 2021년 알리바바에 182억위안(약 3조4천억원)의 반독점 과징금을 부과했고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은 기업 공개가 무산됐다고 상기시키면서, 이런 모든 것이 마윈을 더 조심스럽게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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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판 차이나 르네상스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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