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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사법개혁 다음 회기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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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7일(현지시간) 전국 단위 시위와 노조 총파업 위협 속에 대법원을 무력화하는 사법개혁 법안 처리를 다음 회기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25일 텔아비브에서 시민들이 그의 사법개혁안에 반대해 시위하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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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7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사법개혁 계획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네타냐후는 논란이 되는 조항들을 반대 세력과 협상을 통해 조율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 발 물러났다.

네타냐후는 총리에 다시 선출된 뒤 사실상 대법원을 무력화하는 사법제도 개혁을 추진했고, 이는 곧장 '개악'이라는 비판을 부르며 이스라엘 국내외에서 거센 반발을 불렀다.

네타냐후는 사법개혁에 반대하는 이틀에 걸친 대규모 시위 직후 계획 연기를 발표했다.

네타냐후는 이날 전국에 방송된 TV 연설에서 "대화로 내전을 피할 기회가 있기 때문에 총리로서 대화를 위한 타임아웃을 택한다"면서 이 개혁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지만 "광범위한 지지를 얻기 위해" 시간을 일단 벌기로 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성명 발표 직후 이스라엘 최대 노동조합은 총파업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총파업은 이스라엘 경제를 멈춰 세울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네타냐후는 온갖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을 무력화하는 사법 개혁을 추진해왔다. 자신의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대법원 판결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높았다.

그러나 이스라엘 의사당 앞에서 수만명이 시위를 하고, 노동자들은 이날 전국 단위 파업에 들어가자 결국 한 발 물러섰다.

네타냐후가 야기한 혼란으로 인해 이스라엘 경제활동이 대부분이 멈춰 섰고, 경제는 심각한 혼란에 빠져들었다. 국제항공편이 멈췄고, 대형쇼핑몰과 대학들이 문을 닫았으며 최대 노조는 보건, 교통, 은행을 비롯한 핵심 사업장에서 일하는 80만 조합원들에게 파업을 요청했다.

의사 노조도 파업을 결의했다.

외교관들도 업무에서 손을 뗐고, 지방정부와 유치원까지 이날 문을 닫을 예정이었다.

시위는 25일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세가 불어났다. 네타냐후의 사법개혁 연기를 주장했던 국방장관이 해임된 지 수시간 만에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위대는 텔아비브 주요 고속도로를 점거해 "나라가 불타고 있다"는 구호를 외쳤고, 전국에서 시위가 들불처럼 번져 교통망이 마비됐다.

시위대는 27일 의사당 외곽에 다시 모여 의사당 주변 건물들과 대법원을 인간띠로 막아섰다.

결국 네타냐후가 이날 계획 연기를 발표했다.

네타냐후의 사법개혁안을 가장 강력히 지지하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인 이타마르 벤-지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최소 수주일간 계획이 연기된다고 밝혔다.

그는 네타냐후가 "휴회 기간 중 어떤 합의에도 도달하지 못하면" 그때 가서 사법개혁안 입법을 위한 표결을 다음달 30일 회기가 다시 시작할 때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TV 연설에서 협상안 합의 도달 시간계획표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유대인들의 이집트 탈출을 기념하는 유월절을 즐기자고 말해 그 이전에 합의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네타냐후가 사법개혁을 포기하지 않은 가운데 시위 역시 불씨가 남아 있는 상태다.

그의 연설이 긴장을 늦추기는 했지만 시위대는 만족하지 않고 있다. 개혁 연기 발표 이전 이미 시민들은 연기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상태였다.

시위대는 일시적인 중단은 충분치 않다면서 의회에서 법안이 철회될 때까지 전국 단위 시위는 지속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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