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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단독] 턱에 공기총 맞은 대학생...대낮 길거리 걷다 '날벼락'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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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역 부근에서 '총기 사고' 발생
CT찍어보니 아래턱에 총알 박혀
경찰, 미등록 총기로 추측




[더팩트ㅣ윤웅 기자] 경기도 이천에서 대학교 신입생이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공기총에 맞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9일 신입생 A씨는 대학교 수업을 마치고 이천역 삼거리에서 집으로 귀가하던 중 우측 아래턱에 원인 모를 타격감을 느꼈습니다. 턱을 만져본 A씨는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아버지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A 씨 아버지 : 뭔가 타격이 와서 (아들이) 저한테 전화를 한 거예요. "아빠 비둘기가 치고 갔다. (누군가) 돌을 던졌는지 모르겠다"라면서 횡설수설 하더라고요. 병원에 갔는데 CT 한번 찍어보자고 해서 찍어보니까 CT상에 총알이 바로 뼈 앞에 있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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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 아버지는 이천역 앞에 시민들도 많고 앞으로도 등교를 위해 아들이 이용해야 하는 길에서 총기 사고가 발생해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A 씨 아버지 : 황당하죠. 그냥 비둘기가 치고 갔다고 해도 황당한데 총알이니까... 그리고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는 도로에서 그러니까요. 아버지 입장으로서는 총알이 CT에서 발견됐을 때는 너무 아찔하더라고요. 만약에 볼이 아니고 뇌로 가서 박혔으면 빼지를 못하는데 어떻게 됐을지 모르잖아요. 그리고 눈으로 갔다면 또 실명됐을 수도 있는 거고...]

A 씨 아버지는 인근 도로에 설치된 방범용 무인 카메라와 상점에 설치된 보안 카메라를 통해 탄알의 출처를 밝혀보려 했지만, 그마저도 거리가 멀어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 고충을 토로합니다.

[A씨 아버지 : CCTV가 여기 하나 있고 저기 멀리 하나가 있는데요, 여기 있는 게 그나마 보이는건데 (멀어서 그런지) 누가 쐈는지 이런 거는 아예 안 나오고요.]

A 씨는 왕복 6차선인 이천역 삼거리를 오른쪽에 두고 집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탄알이 날아온 방향에는 6차선 도로와 500m 이상의 들판이 펼쳐져 있는데 공기총의 용도와 유효 사거리를 감안했을 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A 씨를 타격한 탄알은 수렵용으로 꿩이나 까치, 뉴트리아 등 유해조수 사냥에 사용됩니다. 현행법상 구경 5.5mm에 무게 1.7g 이하로 제한돼 100m 이내 사거리에서 살상력을 가집니다.

이천에서 총포사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인근 환경을 고려해봤을 때 근거리에서 조준하지 않는 이상 피해를 입히기 어렵고 멀리서 발사된 탄알이 하늘을 비행해 날아왔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천시 인근 총포상 : 사람을 향해서 쏜 건 아닌데, 영점 타깃이나 살아있는 동물을 쐈는데 빗나가서 날아서 떨어진 거 같아요. 그러니까 유탄(빗나간 총알)에 맞은 느낌이 들어요. 제가 보기엔 확률상 맞기 어려운데...]

국내 공기총과 엽총은 모두 관할 경찰서에 상시 영치해야 하고 수렵 허가 기간과 시간에 맞춰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모든 민간용 총기는 2015년 이후 GPS 부착이 의무화됐고 총기 사용 신고장소를 벗어나면 관할 기간에 알려집니다.

앞선 이유로 경찰은 사건에 발생한 공기총이 미등록 총기라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이천 경찰서 담당 형사 : 총기 출고는 저희가 경찰서에서 다 관리를 하죠. 총기 입고나 유해 조수에 사용하시는 분들 다 관리를 하는데 그 무렵 총기 출고자가 한 분 확인이 돼요. 그런데 그분 총과 발견된 탄, 총기가 완전히 달라요. 그 무렵 총기 출고자는 그분 제외하고는 없다 보니 경찰서에서 관리하는 총기가 아니구나 이런 판단을 하게 된 겁니다.

이게 실제로 유탄이 (날아와서) 그렇게 된 건지 아니면 어디서 격발돼서 온 건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한 감정서를 받아 본 후에 어떤 방향으로 다시 나아가야 되는지 확인해 봐야 될 것 같아요.]

결국 총에 맞은 사람은 있지만 총을 쏜 사람은 없는 상황입니다.

경찰은 관련 업체와 협조하고 탄알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하는 등 고의성과 과실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해 범인을 검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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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아버지가 취재진을 만나 총알이 날라온 방향을 예상해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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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 아버지 : 아들은 운동 삼아서 집에 갈 때 좀 걸으려고 했던 건데, 3일 만에 이런 사고가 나니까 아예 걸어갈 생각을 안 하더라고요. 이제 겁이 나니까요.]

최근 대한항공 국제선 기내와 인천국제공항 쓰레기통 등에서 잇달아 실탄이 발견되면서 총기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상황인데, 또 총기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총기가 경찰에 등록되지 않은 일명 '고스트건'은 오래된 총기나 사제 총기, 3D 프린트 총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에 숨어있습니다.

관세청에서 2022년 발표한 주요 사회안전위해물품 적발건수에 총기류 및 부품과 실탄, 모의 총포 등 불법 물품들이 2019년 2578건, 2020년 1672건, 2021년 2076건으로 지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온라인에서 총기 및 폭발물 제조 정보가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어 '총기 청정국'인 한국의 이미지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정책 당국의 총기 관리·감독 강화와 관련 법안 보완 등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할 시기로 보입니다.

<기획취재팀=이효균·배정한·윤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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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jeb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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