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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재명 재판 위증’ 혐의 백현동 브로커 구속영장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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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 로비스트 역할을 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측근 김아무개씨가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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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는 갈래가 많다. 이중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가 쥐고 있는 건 크게 두 덩어리다. 한 덩어리는 지난 22일 재판에 넘겼다.(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 및 성남에프시(FC) 후원금 의혹 등) 나머지 한덩어리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정자동 한국가스공사 부지 개발 특혜 의혹이다. 두 사건 구조는 비슷하다. 각각 한국식품연구원(백현동)과 한국가스공사(정자동)가 지방으로 옮겼고, 남은 부지를 개발할 때 특혜를 줬다는 게 골자다. 그외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 정자동 호텔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도 있다. 각각 수원지검,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수사 중이다. 이날 구속영장이 기각된 김아무개씨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인물이다. 그는 과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재판과도 연결되어 있다.

경기 성남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인허가 알선의 대가로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는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 대표의 측근 김아무개씨의 구속영장이 27일 기각됐다. 검찰은 이날 기각된 김씨의 구속영장에 김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위증을 했다는 혐의까지 적용했다.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으로 이 대표를 ‘1차’ 기소한 검찰이 ‘2차’ 기소를 위한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윤재남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밤 9시56분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와 위증 혐의 등을 받는 김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윤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는 점, 압수수색으로 객관적 증거는 어느 정도 확보됐을 것으로 보이는 점, 실거주지 파악된 점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는 구속의 사유 및 필요성에 대한 사유가 다소 부족하다”라며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김씨는 2020년 9월 김인섭 전 대표와 공모해 백현동 개발 사업 관련 인허가 알선 등의 대가로 민간사업자로부터 70억원을 받기로 합의하고, 이 중 3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2019년 2~4월엔 무선 통신 장비 제조 업체로부터 지방자치단체 등에 납품을 알선해주는 대가로 7천만원을 챙긴 혐의도 있다. 이와 더불어 검찰은 김씨에게 2019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도 적용했다.

2019년 공직선거법 재판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표는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사건’ 관련 김병량 전 성남시장을 취재하던 최아무개 <한국방송> 피디와 공모해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2004년 벌금 150만원이 확정된 바 있다.



☞이 대표는 2002년 분당파크뷰 특혜 분양 사건 대책위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최 피디에게 ‘시장에게 이 이름을 대면 잘 알 것이다’라며 서아무개 검사 이름을 알려주었다. 이후 최 피디가 서 검사를 사칭해 김병량 시장과 통화할 때 스피커를 통해 김 시장의 답변을 들으며 최 피디에게 추가 질문사항을 적어 전달하거나 작은 목소리로 보충설명했다. 이 사건으로 이 대표는 벌금 150만원, 최 피디는 선고유예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후 이 대표는 2018년 5월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검사 사칭과 관련해 “피디가 (검사를) 사칭하는데 당시 인터뷰 중인 내가 이를 도와줬다는 누명을 썼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가 같은 해 12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허위사실공표)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병량 전 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씨는 2019년 2월 이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김병량 시장 쪽에서 이재명을 주범으로 몰기 위해 피디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자는 협의가 있었다”며 이 대표가 누명을 쓴 것이란 취지로 증언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 혐의에 대해 1,2,3심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허위사실을 말한 게 아니라 검사 사칭 사건에 대해선 판결이 억울하다는 평가를 말한 것’이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검찰은 김씨가 기억에 반해 증언했다고 보고 위증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김씨가 이 대표의 연락을 받고 재판에서 허위로 증언에 나선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즉,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 대표 쪽은 이날 입장을 내어 “(김씨에게) ‘진실을 증언해달라’는 것이지 위증을 요구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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