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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코로나가 부추긴 가맹점 ‘출혈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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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동 재개된 2021년 가맹점 수

평년보다 5배 늘었지만 매출 제자리

치킨·피자 등 외식·도소매는 감소

가맹본부 ‘유통 마진’ 여전히 높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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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자 프랜차이즈 업체의 점포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자영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택지로 여겨지는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택한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치킨게임’이 심화되면서 외식업을 중심으로 점포당 매출액은 오히려 감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발표한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33만5298개로 전년 대비 24.0% 늘었다. 가맹점 수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 1%에서 5% 수준 증가해왔는데, 2021년의 경우 증가율이 크게 높아졌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직장을 그만두거나 기존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이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거 뛰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직장인들의 ‘대퇴사’를 경험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그런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의 증가율이 특히 두드러졌다. 서비스업종 가맹점 수는 2021년 기준 10만1124개로 집계되며 전년 대비 36.0% 증가했다. 정부는 가맹 서비스 사업에 택시 사업이 포함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2021년 외식 업종의 가맹점 수는 1년 전보다 23.9% 늘었으며 도·소매 업종의 가맹점 수는 9.4% 증가했다. 외식 업종은 본죽 등 한식 업종에서, 도·소매 업종은 편의점 업종에서 많이 증가했다. 업종별 비율은 외식 업종이 49.9%로 절반에 달했고, 서비스(30.2%), 도·소매(19.9%) 순이었다.

개별 가맹점사업자 수는 큰 폭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이들의 매출은 제자리를 맴돌았다. 2021년 전체 가맹점의 평균 연간 매출액은 3억1100만원으로 2020년 대비 0.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외식(2억7900만원·-1.4%)과 도·소매(5억2700만원·-1.4%) 업종에서는 오히려 매출액이 감소했다. 대표적인 외식 업종인 치킨과 피자 업종 매출은 각각 2.2%, 6.5%씩 줄었다. 점포 수가 늘면서 이들끼리 출혈경쟁을 하는 ‘치킨게임’이 심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매출액은 제자리걸음이었지만 각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들로부터 챙기는 유통 마진은 여전히 높았다. 외식 업종에서 가맹점사업자가 가맹본부에 지급하는 상품이나 원재료 등의 대금 중 적정 도매가를 넘는 금액을 뜻하는 차액가맹금은 2021년 기준 가맹점 평균 연간 1700만원으로 집계돼 매출액의 4.3%에 달했다. 특히 치킨 업계의 2021년 매출액 대비 차액가맹금 비율은 7.0%에 달했다. 제과·제빵(6.0%), 피자(5.0%), 한식(4.2%), 커피(3.6%) 등 업종이 뒤를 이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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