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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2시간 기다려서 50만원 받았네요"…생계비대출 첫날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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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상담 창구 3개뿐

상담 지연에 신청자들 불만…당국, 인력 확충 나서

뉴스1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로 한 시민이 들어서고 있다.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게 최대 100만원까지 당일 대출해주는 소액생계비(긴급생계비) 대출이 이날부터 시작된다. 2023.3.2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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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27일 오후 2시로 사전 예약하고 제시간에 도착했는데, 번호표나 따로 안내해주는 사람도 없고 순서가 밀려 2시간 기다렸어요. 그래도 1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고 하니 기다렸는데 결국 50만원 받았네요. 50만원 받으려고 이 고생했다는 게 기분이 좋진 않아요."

소액생계비대출 상담 첫날인 27일 오후 4시 서울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방문한 30대 여성은 이렇게 털어놨다. 첫 시행인 만큼 예약을 하고 온 신청자들이 오랜 시간 기다리는 등 일부 혼선이 빚어지면서다.

금융당국은 인력 충원에 나섰지만, 여전히 신청자에 비해 현장 상담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모습이다. 당국이 이 제도를 내놓으며 궁극적인 목표로 제시한 '취약 계층 복합 상담'이 지속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 부호가 찍히는 이유다.

저신용자에게 최대 100만원까지 빌려주는 소액생계비대출 상담과 실행이 이날 오전 9시부터 전국 47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시작됐다.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마감이 2시간 남짓 남은 시간인 오후 4시, 10여명의 신청자들은 초조하게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신청자 대부분은 1시간 이상 기다린 상태였고, 이에 직원에게 불만을 표하는 신청자도 여럿 있었다.

서울 노원구에서 온 60대 신청자는 "상담 예약을 받는 것도 전화 연결이 안 돼서 40분을 수화기만 붙잡고 있다가 겨우 됐다"며 "노원구 센터에 가면 가까운데 거기는 다 마감됐다 해서 중구까지 왔는데, 와서 상담받는 것도 이렇게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느냐"고 말했다.

동작구에서 온 30대 최모씨도 "상담 예약을 하고 왔는데 순서가 어떻게 되는 건지 몰라 1시간 정도를 기다렸다"며 "상담 창구가 3개밖에 되지 않는 데다 상담 시간도 20~30분이 걸리면서 늦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의 경우 상담 창구 3개가 마련됐다. 이날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의 예약자는 60명가량으로 알려졌다. 생계비대출 상담은 한 사람당 짧게는 20분, 길게는 30분씩도 진행됐다. 예약자인 60명을 3개의 창구에서 20~30분씩 상담·대출해주기 위해선 쉴 틈 없이 최소 7~8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앞서 금융위는 소액생계비대출 제도를 내놓으면서 취약 계층에 종합 상담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이같은 상황이 지속할 경우, 당초 금융위의 목표를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소액임에도 현재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분이 신청해서 예약이나 상담이 늦어지고 있다"며 "서금원도 예약 시스템을 수정하는 등의 노력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다음달 3일부터 추가 인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기존의 서금원 상담인력 확대 외에 오는 3일부터 상담인력을 추가 투입, 일주일간 375명의 상담여력을 확충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필요시 추가 재원 투입도 검토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양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아 "생계비대출이 처음 시행되는 제도인 만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보완방안을 신속 마련하겠다"며 "현재 서금원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으나, 많은 분이 대출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원활한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추가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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