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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최민식, “한국판 대부? 평범한 사내 표현하려 했다”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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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에서 차무식을 연기한 최민식.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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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만 안방복귀, “무식이 형님” 팬덤 결집
“수다떨듯 연기한 느낌, 신선했다” 소감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한국판 대부의 탄생!”

지난 22일 16회로 종영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의 주인공 차무식을 연기한 최민식의 연기를 실시간으로 시청한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1997년 MBC 드라마 ‘사랑과 이별’ 이후 25년 만에 안방에 모습을 드러낸 그의 연기에 시청자들은 영화 ‘대부’(1973)의 말론 브란도 못지않은 카리스마라고 찬사를 보냈다.

최민식 자신도 ‘카지노’에 대한 애정이 깊다. 그는 “지난해 초겨울부터 가을까지, 8개월을 연애하는 기분으로 촬영했다”며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지만 흥망성쇠를 떠나 애정이 깊은 작품이다. 그만큼 후회와 아쉬움도 남는다. 마치 자식이 더 잘됐으면 하는 마음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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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의 한장면.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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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이 표현한 ‘평범한 사내’ 차무식

최민식의 말처럼 ‘카지노’는 만듦새가 썩 좋은 드라마는 아니다. 영화 ‘범죄도시’의 강윤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필리핀 로케이션 촬영, 출연진만 170여 명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지만 드라마에 첫 도전한 영화감독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인 ‘늘어지는 전개’에 발목을 잡혔다.

2시간 내에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영화와 달리 16회 차에 걸쳐 스토리를 전개해야 하는 드라마의 특성상 시청자와 ‘밀당’은 필수인데 ‘카지노’는 지나치게 상세한 설명으로 후반부 캐릭터들의 전반적인 관계성이 무너져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를 보게 되는 힘은 단연 주인공 차무식을 연기한 최민식이다. 드라마는 1970년대부터 2020년에 이르는 50여 년의 세월동안 차무식이 살아온 굴곡진 삶의 여정을 따라간다. 보잘 것 없던 사내가 학생운동과 북파공작원, 영어학원장 등을 거쳐 필리핀의 한인 카지노 대부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만약 강윤성 감독이 차무식을 단편적인 빌런으로 묘사했다면 이 작품을 안 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차무식이 아주 평범한 놈이라는 게 눈길을 끌었다. 태어날 때부터 슈퍼맨, 어벤져스가 아닌, 평범한 사람도 모진 인생을 살며 악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살다보면 어쩌다 흙탕물에 빠지는 게 인생 아닌가.”

수많은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정팔(이동휘 분)과의 관계는 바로 이런 ‘평범함’ 속에서 비롯됐다. 돈과 권력 앞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차무식이지만 자기 절제가 안되고 자신을 배신할 게 뻔히 보이는 정팔에게는 유독 애정을 드러낸다.

최민식은 “말 안 듣는 자식의 느낌이랄까. 살면서 괜히 주는 것 없이 싫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유독 예뻐하는 사람도 있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정팔이 과거 무식의 생명의 은인이라는 전사를 넣는 것도 웃기다 생각했다. 카지노라는 험악한 세상에서 그저 본능적으로 챙기고 싶은, 동네 형과 동생같은 느낌, 말은 안 듣지만 버리지 못하는 카드로 관계성을 형성하고자 했다.”

드라마 초반 정팔과의 대화에서 나온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은 차무식의 인생을 다섯 글자로 표현한 단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민식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는 뜬금없이 무슨 소리지 싶었는데 나중엔 무릎을 쳤다. 열흘 동안 붉은 꽃 없듯 지속되는 권력은 없다는 메시지가 담겼다”며 “마지막 만찬 신을 촬영할 때 시들시들한 들꽃을 가져다달라 미술팀에 부탁했다. 꽃잎이 떨어지듯 차무식의 삶이 시들어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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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에서 차무식을 연기한 배우 최민식.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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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부터 코미디까지, 좋은 작품이면 플랫폼 가리지 않을 것

최민식은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기도 했다. ‘디에이징’ 기술을 통해 30년 전 젊은 차무식을 표현한 게 그것이다. 최민식은 “이제 그런 거 안하겠다”고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과학기술의 힘을 믿었는데 별로다.(웃음) 무엇보다 몸이 안 따라주더라. 원래 30대 분량은 배우 이규형에게 넘기려고 했는데 강윤성 감독이 형이 해야 한다고 해서 했다. 나도 외형적인 이미지를 신경 쓰지만 이제 그런 부분에서 해방돼 있는 그대로 살고 싶다.”

‘코리안 데스크’ 오승훈 경감 역을 연기한 손석구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민식은 “석구의 연기에 감탄했다. 승훈은 악인을 잡겠다는 사명보다 어쩌다보니 필리핀에 발령난 인물인데 차무식 같은 악인을 만나 경찰의 본성을 발휘하게 된다. 석구의 빌드업 과정이 촘촘하게 표현돼 오승훈이라는 인물이 탄생했다.”

극중 필리핀 카지노의 큰손 이혜영과는 1999년 연극 ‘햄릿’에서 함께 공연한 뒤 22년만에 필리핀에서 만났다. 최민식은 “그 무대에서 본 뒤 처음인데 어제같다”며 “할 수만 있다면 이혜영과 진한 로맨스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차무식의 욕망이 돈과 권력이라면 지금 나의 욕망은 이혜영, 극중 진영희 사장 역을 연기한 김주령과 로맨스 영화를 찍는 것이다.(웃음) 가능하면 코미디도 해보고 싶다. 영화가 밀도있는 콘텐츠라면 OTT 드라마는 수다 떨 듯 연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했다. 이제 좋은 작품이라면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도전하겠다. 일단은 좀 쉬려고 한다. ‘카지노’ 마지막 신을 찍다 넘어져서 갈비뼈가 부러졌다. 이제 간신히 붙어서 좀 돌아다니려 한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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