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정순신 아들 “장난을 학폭으로 몰아”…전학 학교 담임 “깊은 반성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폭 논란에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헤럴드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이 학교폭력(학폭)으로 강제전학 온 학교에서“장난처럼 하던 말을 학폭으로 몰았다”며 억울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회 교육위원회가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A고등학교 상담일지를 보면 정 변호사의 아들 정모 씨는 전학 직후인 2019년 3월 첫 담임교사 상담에서 이전에 재학했던 강원도 자율형사립고인 B고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이렇게 발언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당시 상담에서 “기숙사 방에 피해 학생이 너무 자주 찾아와 남자들끼리 하는 비속어를 쓰며 가라고 짜증을 낸 게 발단이 됐다”며 “허물없이 장난처럼 하던 말을 학폭으로 몰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에 회부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같은 해 7월과 12월에도 상담이 진행됐으나 국어 점수 향상법, 진학할 학과 상담을 했다고만 기록에는 남겨져 있었다.

헤럴드경제

서울대 중앙도서관 게시판에 붙은 정순신 변호사 아들 비판 대자보.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학폭위 회의가 열린 2020년 1월28일 4차 상담 기록에 따르면 정씨는 당시 학폭 반성 여부와 앞으로 자세를 상담했다. 이날은 학폭위 참석 위원 만장일치로 정씨의 학폭 기록을 삭제하기로 결정내린 날이다.

당시 담임교사가 학폭위에 낸 의견서에는 “(정씨가) 자신의 생각과 다른 타인의 의견에 대해 감정적이거나 충동적인 반응을 보이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깊은 반성을 했다”며 “앞으로도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부분을 자제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학교폭력 조치사항에 대한 삭제를 신청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씨의 학폭 사건 관련, 학교를 학교를 옮기는 과정에서 학폭으로 인한 강제전학 아닌 ‘거주지 이전’ 전학으로 행정처리를 시도한 정황도 나왔다. 정씨 측은 2019년 2월8일 전출 사유로 ‘거주지 이전’을 선택한 일반고등학교 전·입학 배정원서를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한 바 있다. 원서에는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한 B고등학교 교장의 직인이 찍혀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헤럴드경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정순신 검사특권 진상조사단' 의원들이 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같은 날 전학요건이 충족됐다며 A고등학교로 정씨를 배정했다. 배정 근거는 결원이 있고 가장 가까우며 1지망으로 적어냈다는 점이었다. 그러다 며칠 뒤인 2월13일 A고등학교는 전·입학 절차 변경이 필요하다며 서울시교육청에 배정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정씨의 거주지 이전 전학은 취소됐다.

B고등학교는 전학이 취소된 날 곧바로 학교폭력 가해학생 전학 조치를 요청하는 공문을 서울시교육청에 보냈다. A고등학교는 해당 공문을 받은 뒤에야 전학을 허가했다. 국회 교육위는 31일 청문회에서 두 고등학교가 이처럼 입장을 바꿨던 이유와 경위에 대해 물을 예정이다.

hop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