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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정순신 아들 “장난처럼 한 말, 학교폭력으로 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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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전학 직후 반포고 첫 교내 상담서

피해자에 책임 돌리고 반성 안 했지만

“깊은 반성”···담임교사, 의견서 제출

학폭위원들, 학폭 기록 전원일치 삭제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정순신 검사특권 진상조사단 TF 강득구 단장(오른쪽)과 강민정 의원이 27일 국회관에서 반포고등학교 방문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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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이 학교폭력 사건으로 강제전학 조치를 받은 뒤 받은 첫 교내 상담에서 “장난처럼 하던 말들을 피해 학생이 학교폭력으로 몰았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 변호사 아들은 강제전학 직후인 2019년 3월 서울 반포고등학교에서 받은 상담에서 “피해 학생이 평소에 허물없이 장난처럼 하던 말들을 모두 ‘지속적인 학교 폭력’으로 몰았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군과 상담한 반포고 교사는 2019년 3월 ‘1차 상담 일지’에서 “자신의 기숙사 방에 피해 학생이 너무 자주 찾아와 정군이 남자들끼리 하는 비속어를 쓰며 가라고 짜증을 냈던 사건이 발단이 됐다고 함”이라며 “이 사건 이후 피해 학생이 평소에 허물없이 장난처럼 하던 말들을 모두 ‘지속적인 학교 폭력’으로 몰아 학교폭력대책자치위(학폭위)에 회부됐다고 함”이라고 적었다. 정군이 강제전학 이후 첫 상담에서 학교폭력 피해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고 반성하지 않은 것이다.

이후 정군은 2019년 7월과 12월 각각 2차, 3차 상담을 받았지만, 모두 대학 정시 입시와 관련한 상담만 받았다. 정군은 2020년 1월28일 강제전학 기록 삭제를 위한 학폭위를 앞두고 ‘반성 여부와 앞으로의 자세’에 대한 마지막 4차 상담을 받았다.

정군의 담임교사는 같은날 학폭위에 “위 학생은 (가해 학생 특별교육을 이수하는) 과정에서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성격과 진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했으며, 자신의 생각과 다른 타인의 의견에 대해 감정적이거나 충동적인 반응을 보이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직면하고 인식하면서, 깊은 반성을 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어 그는 “(정군이) 앞으로도 지나치게 감정적이거나 충동적 행동을 통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부분을 자제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며 “따라서 위 학생의 학교 폭력 조치 사항에 대한 삭제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이후 학폭위는 담임교사의 의견서를 토대로 정군이 “자신의 행동을 반성했다”고 판단해 학교폭력 관련 조치 기록을 삭제했다.

민주당 정순신 검사특권 진상조사단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순신 전 검사의 자녀 학교 폭력 기록이 당시 반포고 학폭위 위원들의 전원 만장일치로 삭제 결정됐다”며 “학교폭력 기록 삭제 만장일치 결과가 나오기까지 정 전 검사가 개입했는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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