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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올 日관광 외국인 벌써 300만…中도 항공편 9배 늘려 유치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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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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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을 잇는 하늘길이 다시 열리자 3국이 나란히 관광객 유치전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일본이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외국인 관광객 수를 회복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외국인 관광객을 붙잡을 뚜렷한 유인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해외로 나가는 한국인이 한국에 오는 외국인보다 배 이상 많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했던 한국인의 펜트업 수요가 폭발한 영향이다.

2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 관광수지 적자는 11억5800만달러(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적자 폭이 1년 새 다섯 배 불어났다. 지난해 1월 관광수지 적자 폭은 2억3400만달러(약 3000억원)에 그쳤다.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고질적인 관광수지 적자가 코로나19 이후에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관광수지 적자 규모는 코로나19 방역제한이 완화될수록 점점 불어나고 있다. 막혔던 하늘길 빗장이 풀리자 한국인이 폭발적으로 해외여행에 나선 데 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증가 폭이 이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관광수지는 국내 여행자가 해외에 나가서 쓰는 돈과 외국 여행객이 국내에 들어와서 쓰는 돈의 격차로 한국인 여행객 증가세가 외국인 여행객을 앞지를수록 적자 폭이 커지는 구조다.

이 같은 여행객 편차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던 2021년과 방역이 대폭 완화된 올해 1월 한 달을 비교하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올 들어 1월 한 달간 해외로 나간 한국인 수(178만명)가 2021년 연간 122만명보다 많다. 반면 올 들어 1월 한 달간 한국에 온 외국인 수(43만명)는 2021년 한 해(97만명)의 절반에 그친다.

이 같은 차이에 따라 여행수지 적자가 커진 것이다. 여행수지는 지난 22년째 쭉 적자가 이어져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기에 막혔던 해외여행이 3년 만에 재개돼 새 판이 짜이는 국면인 만큼 외국인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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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작년 10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유지하던 입국 규제를 완화한 이후 방일 외국인(영주권자 제외) 숫자가 빠르게 늘면서 지난 2월에는 147만5000명으로 2019년의 56.6% 수준까지 회복했다. 1~2월 외국인 입국자 수를 합치면 2015년 흐름을 뛰어넘는 추세여서 올해 전체로는 2000만명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전망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최근 2025년까지 연간 방일 외국인 규모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3188만명) 수준으로 회복시킨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이와 함께 방일 외국인 1인당 소비액은 20만엔으로 2019년 대비 25.7%가량 높인다는 목표도 세웠다. 방일 외국인 숫자를 양적으로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씀씀이 등을 늘리는 질적 향상 전략도 진행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숫자와 소비액을 늘리기 위해 △캐시리스 결제 확대 △일본 관광의 매력을 전달하는 콘텐츠 개발 △지방의 역사 자원을 활용한 유치활동 △농어촌 상품 개발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국·유럽 등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지속가능한 투어리즘'에 착안해 자연·문화의 보전으로 이어지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부유층 관광객 유치를 강화하는 활동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방일 외국인은 한국이 56만86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만(24만8500명), 홍콩(11만94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은 올해 국경을 개방한 이후 지난 2월부터 중국인의 해외 단체관광을 허용했다. 중국인의 해외 단체관광이 재개된 건 2020년 1월 말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3년 만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하늘길을 봉쇄했던 중국도 올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맞춰 해외 관광객 유치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우선 중국 정부는 지난 15일 외국인의 중국 관광 비자 발급을 재개해 다시 해외 관광객을 맞이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중국 민항국이 3월 26일부터 국제선 항공편을 주당 6772편으로 대폭 늘린 것도 이런 연장선이다. 지난달 초 주 795편보다 9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아직 중앙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해외 관광객 유치 전략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지방정부의 움직임은 이미 빨라지고 있다. 산둥성은 최근 한국, 일본, 러시아 등 각국 여행사를 초청해 산둥성 관광 홍보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 참가한 한 한국 관광업체 관계자는 "산둥성 성장까지 행사장에 직접 나와 관광객 유치를 호소했다"고 전했다.

[서울 홍혜진 기자 / 도쿄 김규식 특파원 /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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