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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황현희의 눈] ‘만찢남’ 오타니 쇼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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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근래에 보기 드문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가 탄생했다.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라는 수식어와 걸맞게 193cm가 넘는키에 엄청난 피지컬을 보유하고 말이 필요가 없을 정도의 야구 실력을 겸비한 그는 바로 오타니 쇼헤이다.

‘만화를 찢고나왔다’라는 수식어로는 뭔가가 약하다. 아니 오히려 만화에서도 이런 캐릭터가 나온다면 오히려 비현실적이라고 비판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월등하고 출중한 야구실력으로 WBC를 우승시켰고 ‘최고의 투타 대결’이라도 일컬어지는 9회 말 투아웃 마이크 트라웃과의 대결도 성사됐다. 이 장면 역시 영화 보다 더 영화 같았다. 역사상 최고의 타자라 불리는 트라웃에게 164km짜리 직구를 한가운데 꼿아 버렸다.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다.

타자로서는 어떤가. 그는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데뷔첫해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아시아인 최초로 만장일치로 메이저리그 MVP까지 수상했다. 10승에 25홈런으로 전설이 되어버린 선수 베이브루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는 이미 연봉을 400억을 받고 있으며, 곧 있으면 자유계약선수로 풀리게 된다. 이런 선수가 존재 한다는게 말이나 되는 것일까? 존재자체가 말이 안 된다. 아니 이런 일은 있을 수가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46홈런을 때려내는 타자가 투수로 나와 시속 164km를 던지고 15승에 평균자책점이 2.33이다. 그를 상상하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온다.

인성에 대한 찬양의 말들도 끊임없이 나온다. 야구선수로 완벽한 피지컬, 실력, 외모에 겸손함까지 갖췄다. ‘쓰레기를 주우며 행운도 같이 줍는다’는 그는 WBC에서 최고의 멋진 멘트를 날렸다.

WBC 결승전 직전의 팀 동료들에게 “오늘 이 순간만큼은 미국 야구에 대한 리스펙트(Respect, 존경심)을 내려놓자”, “1루에 폴 골드슈미트, 중견수 마이크 트라웃, 외야수 무키 베츠 등이 있다”, “우리가 야구하면서 다 들어본 이름들이다”, “그들을 우러러만 본다면 그들을 넘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넘기 위해, 톱이 되기 위해 여기왔다”라는 말로 팀 전체 사기를 끌어올렸으며, 우승을 한 이후에는 한국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 대만, 중국 등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 다른 나라에서도 야구가 더 사랑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마음이 동력이 돼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대체 어디까지 완벽해질 예정이란 말인가?

그는 일본인 야구선수라면 별로 좋아할 일이 없는 우리나라의 야구팬 마저도 매료시켰다. 지켜만 보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부러움 그자체이다.

이런 선수가 앞으로 또 나올 수 있을까? 선수의 국적을 떠나 그에게 존경을 표한다.

현정민 기자 mine0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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