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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변즉생 정즉사' 각오로 100주년 빛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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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년 앞둔 하이트진로, 김 대표 재선임

‘참이슬·진로’ 앞세워 소주 지배력 강화 추진

‘테라’에 신제품 더해 맥주 선두 탈환 노려

내년 창사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하이트진로가 ‘소주시장 지배력 강화’와 ‘맥주시장 1위 탈환’이라는 두 가지 목표 달성을 위해 김인규 대표를 수장으로 재신임했다. 김 대표가 "변화와 혁신을 하면 살고 멈추거나 안주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변즉생 정즉사(變卽生 停卽死)의 각오로 중책 수행에 나서면서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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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27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24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2011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은 김 대표는 이번 재선임 안건 통과로 4연임에 성공하며 2026년 3월로 임기가 연장됐다.

1962년생인 김 대표는 1989년 하이트맥주에 입사한 이후 30년 넘게 하이트진로에 몸담고 있는 ‘원클럽맨’이다. 경영기획과 영업, 인사, 총무 등 사내 중책을 모두 거친 그는 2011년 4월 하이트맥주 사장에 오른 뒤 같은 해 9월 하이트맥주와 진로가 합병해 탄생한 하이트진로의 영업총괄 사장을 맡았다.

김 대표는 배재고 동문인 박문덕 회장이 2013년 대표이사 지위를 반납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로는 2014년부터 전문경영인으로 하이트진로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그는 박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하이트진로 오너가와도 깊숙이 소통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2017년부터는 하이트진로홀딩스 대표이사 사장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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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필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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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진로이즈백' 연타석 홈런…초반 부진 만회
올해로 13년째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 대표지만 우여곡절도 많았다. 2011년까지 맥주 시장 1위를 지켰던 '하이트'는 오비맥주의 ‘카스’에 밀려 2012년부터 2위로 내려앉았다. 점유율 하락이 이어지며 맥주사업은 2014년 적자로 돌아섰고, 반전을 꾀하며 2016년 선보인 ‘올뉴하이트’도 크게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며 2014년부터 5년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란 전망이 줄을 잇던 당시 김 대표가 돌파구로 삼은 것은 당시 국내 소비자들에게 생소했던 발포주였다. 하이트진로는 2017년 4월 국내 최초로 발포주 ‘팔라이트’를 출시했고, 가성비를 앞세운 필라이트는 출시 6개월 만에 1억캔을 돌파했다. 이후 작년 11월까지 누적 16억3000만캔을 팔아치우며 발포주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필라이트로 반전의 기틀을 다진 김 대표는 2019년 본격적인 맥주시장 판 뒤집기에 나섰다. 그해 3월 청정라거를 콘셉트로 선보인 ‘테라’는 유흥시장을 중심으로 반향을 일으키며 올해 2월까지 누적 약 36억병이 판매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연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10억병을 넘어서는 등 출시 이후 연평균 23% 성장률을 기록하며 메가 브랜드로 우뚝 선 모습이다.

김 대표는 소주 시장으로도 드라이브를 이어갔다. 하이트진로는 2019년 향수를 자극하는 두꺼비와 투명한 병을 콘셉트로 뉴트로 감성의 '진로'를 출시했다. 진로는 ‘이즈백’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작년까지 누적 14억병이 팔리며 소주시장 굳건한 1위 수성의 선봉 역할을 하고 있다. ‘두껍상회’ 등 다양한 팝업스토어와 굿즈를 앞세운 마케팅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효과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해외 시장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2016년 ‘소주 세계화’를 선포한 김 대표는 수출 전략국가를 육성해 판매채널을 확대하고, 국가별 맞춤 프로모션 강화 등을 지시했다. 전략 국가에 대한 현지 시장조사를 기반으로 시장 변화에 민첩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액이 전년 대비 16.4% 증가한 약 1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평균 성장률만 17.1%에 달한다. 하이트진로는 올해도 국가별 차별화 전략으로 단기적으로 동남아시아와 중화권 국가, 중장기적으로는 빠르게 성장 중인 서구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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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청정라거 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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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년 앞두고 소주·맥주 양시장서 확실한 성과 필요
1924년 평안남도 용강군에서 문을 연 진천양조상회를 모태로 하는 하이트진로는 내년 창사 100주년을 맞는다. 100년 기업을 기념하는 해인만큼 김 대표도 소주와 맥주 양대 사업 부문에서 모두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업계는 김 대표가 ‘소주시장 지배력 강화’와 ‘맥주시장 1위 탈환’이라는 두 가지 목표 달성을 위해 바쁘게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주총에서 “소주명가답게 시장 트렌드를 읽고 시대의 흐름과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며 “공격적인 영업 마케팅으로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점유율 65%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소주시장에서 진로와 참이슬 두 메가 브랜드에 증류식 소주 진로 1924 헤리티지 등을 더해 독주 체제를 굳혀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맥주 사업 역시 테라를 중심으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 협업 한정판 제품 출시, ‘스푸너·쏘맥타워’ 같은 굿즈 상품 개발 및 활용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테라 지원사격에 나설 신제품도 선보인다. 당장 이달 말 올몰트(맥아 100%) 맥주 브랜드 '맥스'를 대체할 신제품을 공개하고 판매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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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제로 슈거 진로'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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