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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올해만 3배 올랐는데…에코프로그룹, 여전히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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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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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그룹의 독주를 보는 증권가의 시각은 엇갈린다. 주가 상승률만 놓고 보면 단기 급등에 따른 시장의 부담은 상당하다. 증권사 역시 섣불리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주가가 아닌 성장성의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저평가라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이익이 역성장하는 시장에서는 성장주의 희소성이 더 부각되는 만큼 고성장을 이어가는 종목은 충분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주가는 각각 22만6000원, 43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은 올해 들어서만 각각 2배, 4배 이상 오를 정도로 급격한 상승세다.

단연 시장의 주도주로 떠올랐지만 증권사 리포트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달 들어 에코프로비엠 종목 리포트는 지난 9일 한국투자증권이 마지막이고 에코프로는 지난달 3일 삼성증권 리포트 이후 신규 리포트를 볼 수 없다. 주가가 단기에 급등하면서 애널리스트들도 목표주가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목표주가 평균은 각각 16만8833원, 16만원이다. 두 종목 모두 목표주가를 한참 뛰어넘었다. 보통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실적 추정치 등을 기반으로 적정 주가 산정하는데 주가가 단기에 급등하면서 소위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안 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최근에 급등한 2차전지 종목은 증시 사계절로 따지면 한여름(고점)"이라며 "(여름이 지나 가을, 겨울이 오는 것처럼) 조정이 올 수 있으니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 주가 급등은 분명 투자심리에 부담을 준다. 하지만 단순히 주가가 아닌 성장률을 고려할 때 에코프로 그룹주의 상승 여력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시각도 있다.

월가의 전설로 꼽히는 피터 린치는 주식 투자를 할 때 성장률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는 고평가라 할 지라도 매년 고성장을 이어갈 종목이라면 충분히 비싼 값을 주고도 살 수 있다는 논리다.

성장률을 고려한 투자지표가 PEG(주가수익성장비율)다. PER(주가순이익비율)를 연평균 성장률로 나눈 값이다. PER는 현재 기업가치가 순이익의 몇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인데 향후 성장률은 반영돼 있지 않다. PER이 높더라도 성장률이 더 높다면 이 주식은 저평가라고 할 수 있다. 피터 린치는 PEG가 1.5배 이하면 매수할 만한 주식으로 봤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ER는 각각 50.41배, 16.57배다. 통상 국내 증시에서 PER 10배 이상은 고평가로 인식한다.

성장률까지 반영할 경우 달라진다. 올해 예상 실적을 포함한 에코프로비엠의 최근 5년(2018~2023년) 간 연 평균 EPS(주당순이익) 성장률은 48.7%다. PER를 성장률로 나눈 값인 PEG는 1.04배로 피터 린치의 기준에 따르면 저평가에 해당한다. 에코프로 역시 최근 5년 평균 EPS 성장률이 67%임을 감안하면 PEG는 0.25배라는 계산이 나온다.

2차전지 업종이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수출로도 증명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 총액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2차전지 수출액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갔다. 국내 상장사들의 주가가 수출액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2차전지 업종의 상승세는 설명 가능하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2026년 실적을 가정한 적정 시총은 21조9000억원으로 현 시총을 설명 가능한 수준"이라며 "(최근 주가 급등이) 끓는 점을 어느정도 넘어선 것은 맞으나 냄비까지 다 태울 정도는 아니다"라고 봤다.

특히 올해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역성장이 예상되고 성장주를 억눌러왔던 기준금리 인상도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의 희소 가치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한 시점부터 3개월 간 주가 수익률은 나스닥 지수가 상대적으로 가장 높았다. 성장률이 높은 기업의 프리미엄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 성장이 희소해지는 국면에서 지수는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2차전지 업종은 단기 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은 있으나 공격적 설비 투자를 고려하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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