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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우주부터 전기차·2차전지까지'…제약·바이오 이색사업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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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지난해 우주사업 진출 선언 이후 '우주 헬스케어' 영역 개척 중
동구바이오제약, 자회사 통해 신기술 투자 금융업…최근 반도체 부품 기업 투자
쎌바이오텍, 유산균 기술 활용한 비료 제조업…"지자체와 협업 위한 ESG경영 일환"
셀루메드, 전기차 및 2차전지 무게…연내 판매 및 생산 시작 목표 제시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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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추가 성장동력 찾기가 분주한 가운데 각 사별 이색 신사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생소한 우주 헬스케어부터 업종과 연결고리를 찾기 힘든 전기차 및 2차전지 사업까지 그 범위도 다양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과 동구바이오제약, 쎌바이오텍, 셀루메드, 지노믹트리 등은 최근 1년 새 우주 헬스케어를 비롯해 △금융 △비료 제조업 △2차전지 및 전기 이륜차 △태양광발전업 등 이색 신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 이색 신사업 대표주자는 보령이다. 지난해 3월 우주사업 진출을 깜짝 선언하며 업계 안팎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오너일가 3세인 김정균 대표 지휘 아래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에 두차례에 걸쳐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하고 조인트벤처 설립을 발표했다. 액시엄은 세계 최초의 상업용 우주 정거장인 액시엄 스테이션을 건설 중인 기업이다. 6개의 관련 스타트업 발굴 등의 사업도 추진했다. 다만 다소 과감한 도전에 우려의 시선도 뒤따른다.

김 대표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지난 21일 정기주총에 나서 해당 사업에 힘을 실었다. 당시 김 대표는 "사업의 전체 윤곽이 보이지 않아 지구의 그림자 때문에 달의 반쪽만 보이는 반달처럼 회사의 일부가 보이지 않는다고 느끼셨을 것"이라며 "질병을 치료할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하겠다는 것도, 이미 존재하는 국제우주정거장을 대체하겠다는 것도 투자다. 보령은 장기적으로 인류가 나아가는 데 꼭 필요한 곳에 투자를 하며 성장할 것"이라며 사업 의지를 강조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자회사를 통해 금융사업을 영위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4월 신기술사업에 대한 투자 및 융자 목적으로 100% 출자한 자회사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바이오벤처를 비롯한 혁신기술을 보유한 기업 투자를 통한 이윤 창출 및 네트워킹 활성화가 목표다. 아직 사업 초기지만 지난해 8억원 가량의 매출을 실현하며 성과를 내기 시작한 상태다. 특히 이달 들어 '로프티록 반도체 신기술조합 1호'를 설립하고 국내 반도체 세라믹 장비 소재·부품 기업인 미코세라믹스에 38억5000만원을 투자 결정하는 등 헬스케어 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 포트폴리오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인 셀루메드는 전기차 사업에 눈을 돌렸다. 지난해 정기주총을 통해 2차전지 및 전기이륜차 사업에 대한 정관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뒤 전담부서를 꾸린 상태다. 신속한 시장진입을 위해 해외 제조사와 협업 형태로 국내향 전기 이륜차 개발 및 생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전기 이륜차 판매를 시작하고, 2차전지의 경우 해외 제조사를 통해 교체형 배터리팩 관련 솔루션을 공급받아 연내 국내 자체 생산에 나선다는 목표다.

유산균 제품군 '듀오락'을 보유한 쎌바이오텍은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비료 제조 판매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유산균 제품군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발효액을 활용한 비료 제조가 핵심이다. 앞서 내부 공장을 활용한 배추 경작 등을 통해 제품 효과를 확인한 상태다. 다만 비료 제조업을 주요 사업축으로 육성하기보단 유산균 기술을 활용해 지자체와 상생할 수 있는 ESG경영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회사는 시제품을 생산해 시민들이 경장에 참여하는 김포도시농부학교에 기부하고 있다.

쎌바이오텍 관계자는 "비료는 판매를 목적으로 적극적인 사업화를 모색하기보단 핵심 사업인 유산균 분야 시너지와 지자체와 협업 차원"이라며 "아직 제품화를 논할 단계도 아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진단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지노믹트리도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태양광발전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다만 다른 기업들에 비해 아직 두드러진 사업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성과도출에 긴 호흡이 필요한 바이오 업종 특성상 신사업 등으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마련하는 것은 리스크 분산 측면에서 긍정적 요소"라며 "다만, 이를 통해 창출된 자금이 신약개발에 활용되는 선순환 구조가 아니라 단순히 기업가치 부각을 위한 이슈몰이성 정관 변경의 경우 바이오업종 고질적 약점으로 꼽히는 신뢰도 제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각 사가 내세우고 있는 신사업들이 적잖은 비용을 필요로 한다는 점 역시 시장에 충분히 설명히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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