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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20년간 끊임없이 외도한 남편이 욕했다고 이혼하자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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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주부 A씨 “최근 술집 운영 여성에 본인 명의 아파트 한 곳에 살게 해”

“둘이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고 있었다는 것 알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세계일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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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끊임없이 외도한 남편이 폭언한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유책배우자인 남편이 자신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는 내용의 가정주부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우선 A씨는 “저는 어디 하나 특별히 두드러지는 부분 없이 평범함 사람인데 남편은 본인 명의의 부동산이 많은 부유한 사업가다. 다른 사람들은 제가 여유롭고 행복하게 사는 줄 알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며 “결혼생활은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남편은 결혼생활 20년 동안 끊임없이 외도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근에는 술집을 운영하는 여성에게 본인 명의의 아파트 중 한 곳에서 살게 했다. 저 모르게 둘이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고 있었다는 것까지 알게 되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며 “저는 남편을 붙잡고 욕을 퍼붓고, 자존심을 상하게 할 법한 말들을 했다. 제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남편은 본인의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단지 내가 폭언했다는 이유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저는 이혼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제가 욕을 했다는 이유로 이혼을 당해햐 하는 거냐.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김소연 변호사는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는 유책배우자이기 때문에 이혼 청구를 할 수 없다. 그렇지만 판례는 혼인 생활이 파탄에 이르렀더라도 혼인 생활의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그 파탄을 이유로 하여 이혼 청구를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외적으로 상대 배우자가 표면적으로만 이혼에 불응하면서 객관적으로는 이혼 의사가 명백할 때나 유책성이 상실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를 한 때, 세월이 많이 흘러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해 책임의 경중이 무의미할 정도가 됐을 때에는 유책배우자의 청구가 인용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부정행위를 저지른 당사자에게 상대 배우자가 폭언할 경우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냐‘는 질문에 김 변호사는 “사안마다 다르지만, 폭언이 부정행위를 인지하고 난 후 행해진 것이고, 그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그리고 직접적인 위해, 폭행까지 이어지지 않은 경우이기 때문에 이혼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남편이 상간녀에게 아파트를 제공하고 함께 해외여행을 다녔다. 이런 점을 소송해서 입증할 수 있냐’는 질문에 “당사자들은 소송 중에 ‘사실조회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 변호사는 “법원이 이를 채택하게 되면 단체나 개인 등에 업무에 속한 사항에 관해서 필요한 조사 또는 문서의 등본·사본의 송부를 촉탁하게 된다”며 “예를 들어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상간자가 주차 등록 여부를 조회할 수 있고, 출입국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에 배우자와 상간자의 출입국 기록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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