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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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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美 주도 ‘오픈랜’ 참여 확대… 델·노키아 등과 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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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27일 LG유플러스는 서울 광화문에서 오픈랜 기술 개발 현황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상헌 LG유플러스 네트워크 선행개발담당이 발표하고 있다./이경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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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오픈랜(OpenRAN·개방형무선접속망)’ 네트워크 생태계 참여를 확대한다. 오픈랜은 5G(5세대 이동통신)의 고도화는 물론 6G 시대에 보편화될 기술로 예상된다. 향후 LG유플러스와 협력사인 화웨이와의 관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LG유플러스는 27일 미국·유럽의 글로벌 사업자들과 오픈랜 공동 연구와 상용망 검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픈랜 기술은 통신 네트워크에 필요한 각종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분리하고, 개방형 인터페이스를 사용해 각각 다른 제조사가 만든 장비끼리 연동되도록 하는 것이다. 특정 회사 장비로 통일하지 않더라도 네트워크 접속이 가능하다.

일례로 현재는 코어(대규모 데이터 전송) 장비부터 통신 기지국 장비까지 화웨이면 화웨이, 노키아면 노키아로 통일해야 하지만, 오픈랜 환경에선 서로 다른 제조사의 제품을 섞어 쓸 수 있다.

2018년 2월 AT&T, 차이나모바일, 도이치텔레콤, NTT도코모, 오렌지 등 5개 사업자를 중심으로 시작한 오픈랜은 현재 LG유플러스를 비롯해 국내외 이동통신사와 장비제조사, 연구기관 등 300여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21년부터 국내 최초로 상용 환경에서 다양한 오픈랜 솔루션을 검증했고, 네트워크 운영을 자동화하는 장비인 ‘지능형 컨트롤러(RIC)’ 기술도 국내 최초로 검증했다.

이상헌 LG유플러스 NW선행개발담당은 “최근 델 테크놀로지스와 오픈랜 가상화를 위한 연구·개발 협력 강화를 약속했고, 노키아·삼지전자와 상용망에서 이종 사업자의 장비가 연동될 수 있는지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 IT 장비 제조사인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와는 AI를 활용해 네트워크 운영을 효율화할 수 있는 자동화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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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달 26일 오전(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 화웨이 부스에서 관계자들이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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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LG유플러스는 4G(LTE), 5G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을 위해 화웨이와 협력을 지속했지만, 오픈랜 참여를 강화한다면 향후 양사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세계 패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첨단 기술 경쟁이 첨예한 가운데, 핵심 인프라인 5G의 경우 중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세계 5G 특허 보유 1위인 화웨이를 포함해 중국의 전 세계 5G 장비 시장 점유율이 절반에 육박한다.

만약 미국이 5G에 이어 6G 시장 주도권까지 내준다면 인공지능(AI), 전기차, 우주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중국에 뒤쳐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미국은 네트워크 시장에서 화웨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국산 통신장비 수입 제한뿐 아니라 오픈랜 육성을 통해 첨단 기술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것이다.

화웨이는 오픈랜의 국제표준화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장정쥔 화웨이 아시아태평양 대외협력 및 홍보 부문 부사장은 지난달 MWC23 화웨이 전시장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오픈랜 관련 기술에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미·중 갈등 부분에는 정치적 이유도 어느 정도 있어서 한계를 가진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담당은 “오픈랜에는 다양한 국가의 제조사들이 참여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문제를 떠나 좋은 네트워크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오픈랜 시장 규모는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포터링커에 따르면 전 세계 오픈랜 시장 규모는 연평균 64.4% 성장해 오는 2028년 231억달러(약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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