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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SVB 이어 도이체방크까지 불안 속 '금융주'…주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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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업종 투심 악화…외인 매도세 영향
업계 "당분간 변동성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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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2~24일) 금융지주와 은행 종목 9개를 편입한 'KRX 은행' 지수가 9.46% 하락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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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매각 사태 등 글로벌 금융 악재 여파가 국내 금융권에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이달 금융업종 주가가 모두 빠지고 있는 가운데 도이체방크 관련 불안도 높아지며 금융주 주가 향방에 시선이 모인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2~24일) 금융지주와 은행 종목 9개를 편입한 'KRX 은행' 지수와 증권 종목 14개를 편입한 'KRX 증권' 지수는 각각 9.46%씩 하락했다.

은행, 증권 지수 외에도 KRX300금융(-9.11%), KRX 보험(-8.31%) 등의 하락률이 높았다. 개별 종목으로는 지주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DGB금융지주(-12.66%) △하나금융지주(-11.12%) △신한지주(-11.07%) 등의 낙폭이 컸다.

은행주는 올해 초까지 실적 호전과 배당 확대 기대감에 잇따른 급등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 SVB 사태와 CS 사태가 터지면서 상승분을 반납하고 연초보다도 하락(2.20%)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증시에서 금융 섹터 주가가 빠지기 시작하며 관련 펀드 자금이 유출됐고, 이에 외국인도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외국인은 연초 은행주를 집중 매수했지만 이달 '팔자'로 돌아서 대규모 매도에 나서고 있다. KB금융 2380억 원, 신한지주 1950억 원, 하나금융지주 690억 원, 우리금융지주 520억 원을 팔아치우며 4대 금융지주만 5500억 원가량 팔아치웠다. 은행주는 외국인 주주 비중이 60%를 넘어 외인 매도에 취약하다.

증권 개별 종목도 이달 한국금융지주(-11.94%), 메리츠증권(-11.75%), 유안타증권(-11.39%), 한화투자증권(-10.64%)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외인이 이달 팔아치운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업종에 대한 순매도 금액은 6200억 원을 상회한다.

증권주 약세는 최근 코스피가 2400선에서 등락하며 증시 부진이 이어지는 데다, 부동산 미분양 증가로 인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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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종 내 증권 업종은 향후 은행과 보험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본업에 해당하는 주식 중개 수수료가 늘고 채권 평가 이익이 상승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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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최근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도 흔들리며 SVB발 은행권 위기설이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CS 인수로 신종자본증권(AT1)을 전액 상각 처리하면서 상당한 양의 AT1을 발행했던 도이체방크가 유탄을 맞은 것이다.

24일(현지시간) 도이체방크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한 달도 안 돼 두 배 넘게 뛰며 장중 222bp(1bp=0.01%포인트)까지 상승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국가가 부도났을 때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으로, 해당 지수가 높을수록 시장에서 부도 위험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같은날 독일 증시에서 도이체방크 주가는 개장과 함께 곤두박질쳤고, 장중 한때 14.9% 미끄러지기도 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이 1조4000억 달러(약 1820조 원)인 독일 최대 은행이다. 주요 20개국(G20)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로부터 '글로벌 시스템에 중요한 은행'(G-SIB)으로 지정되면서 도이체방크 위기설이 현실화되면 글로벌 금융부터 국내 은행권까지 후폭풍이 나타날 수 있다.

업계에선 당분간 은행업종의 주가 변동성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은 자산의 대부분이 여신으로 구성돼 SVB나 CS처럼 실질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지만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업종 내 증권 업종은 향후 은행과 보험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은행이나 보험회사는 금리 인상기에 수혜를 보는 측면이 있어 연초 주가가 상승했기에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를 향해가는 시점에서 은행·보험주의 모멘텀은 둔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증권사는 부동산 PF가 부실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보면 본업에 해당하는 주식 중개 수수료가 늘고 채권 평가 이익이 상승하는 국면에 있다"며 "금융주 안에서도 펀더멘털 측면에서 증권주의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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