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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1000명당 편의점 1개 넘어…프랜차이즈 공화국의 ‘치킨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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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7명당 1개. 전국에 위치한 가맹 편의점 수를 대한민국 인구로 나눈 값이다. 가맹 브랜드 수와 가맹점 숫자가 빠르게 늘면서 ‘프랜차이즈 공화국’이라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편의점은 물론 치킨집, 카페 등 주요 업종 가맹점이 모두 증가세다. 이제는 한식까지도 프랜차이즈가 대세다.



가맹 브랜드만 1만184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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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8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참관객들이 외식업체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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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발표한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맹본부 수는 8183개로 전년(7342개)보다 11.5% 늘었다. 가맹 브랜드 수도 1만1844개로 5.6% 증가했다. 하나의 가맹본부가 여러 브랜드를 운영하는 경우가 있어 브랜드 숫자가 본부 숫자보다 많다. 2021년을 기준으로 가맹점 수는 총 33만5298개에 달한다. 전년(27만485개)보다 24% 증가했다. 2021년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때지만, 폐업 위험을 줄이기 위해 되레 프랜차이즈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졌다는 풀이가 나온다.



785가구당 치킨집 1개씩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업종은 편의점이다. 2021년 전국 편의점은 5만2168개에 달했다. 지난해 국내 인구는 5144만명이다. 이를 고려할 때 987명당 편의점이 1개꼴로 위치한다는 풀이가 나온다. 2021년 치킨집은 2만9373개에 달했다. 역시 인구와 비교하면 1755명당 치킨집 1개가 영업 중이다. 가구당 편의점‧치킨집은 각각 441가구당 1개, 785가구당 1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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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난해 말 기준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683개다. BBQ·교촌·BHC와 같은 브랜드가 700개에 육박한다는 뜻이다. 커피는 전년보다 브랜드가 15.8% 늘면서 지난해엔 브랜드 수만 852개였다. 한식의 경우 같은 기간 7.3% 늘어 3269개에 달했다.

카페의 경우 매장 수 증가 폭이 특히 가파르다. 지난해 커피전문점 가맹점 수는 2만3204개에 달했다. 전년(1만7856개)보다 30% 늘면서다. 1년 만에 프랜차이즈 카페만 5348개가 더 생겼다. 가맹본부를 두고 있는 브랜드 매장만 집계한 것이다. 프랜차이즈 방식보다 ‘동네 가게’가 익숙한 한식전문점도 가맹 매장이 빠르게 확장하는 모양새다. 2020년 2만5758개였던 한식 가맹점 수는 1년 만에 3만6015개로, 39.8% 증가했다.



이디야 가맹점 3000개, CU 1만5000개



세부적으로 보면 치킨 가맹점 중에선 BBQ의 가맹점 수가 2002개로 가장 많았고, 가맹점당 평균매출액으론 교촌치킨이 7억5372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카페 중에선 가맹점 수 1위는 이디야커피(3005개)였고, 평균 매출액 1위는 카페 온화(5억3634만원)였다. 편의점은 CU가 1만5669개에 달해 가장 많았는데 평균 매출액은 GS25(6억2053만원)가 가장 높았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 가맹점의 특징은 치킨 등 배달업에 특화돼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기간 호황을 누린 배달업을 중심으로 자영업자 창업이 몰렸다”며 “거리두기 해제와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이미 배달업종 매출 감소는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이 늘어난 만큼 자영업 체감 피해는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영업 시장 전체 ‘파이’는 한정적인데 나누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가맹점당 매출은 줄어드는 모양새다. 2021년 치킨집 1곳당 평균 매출액은 2억7900만원으로, 전년(2억8500만원)보다 줄었다. 같은 기간 한식‧피자‧편의점도 평균 매출액이 각각 6%, 6.5%, 0.1% 감소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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