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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회성 IPCC의장 "산업계 탄소배출 많은 한국, 탄소중립에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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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만 해결하면 앞서가…경제 포기한 탄소감축은 탄소중립 아냐"

"기온 1.5도 이상 상승해 '뜨거운 맛' 보고 내려오는 시나리오 불가피"

연합뉴스

발언하는 이회성 의장
(서울=연합뉴스) 이회성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의장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 시사점을 설명하고 있다. 2023.3.27.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이회성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의장은 "산업계 탄소 배출량이 많은 한국은 기술 문제만 해결하면 어느 나라보다 탄소중립 달성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IPCC가 최근 내놓은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6차 보고서)의 시사점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6차 보고서에는 2011~2020년 지구 표면온도가 산업화 전인 1850~1900년보다 1.1도 상승했고,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표면온도 상승 폭이 20년 내 1.5도를 넘을 것이라는 지적이 담겼다.

특히 보고서는 각국이 현재까지 내놓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로는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2.0도 제한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IPCC는 2025년에는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절정'을 찍고 내려와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의장은 '산업화 이전 대비 1.1도 상승'은 '이변'이라고 단언했다. 짧은 기간 이런 폭의 온도 상승이 이런 표현을 쓸 정도로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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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하는 이회성 의장
(서울=연합뉴스) 이회성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의장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 시사점을 설명하고 있다. 2023.3.27.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과거에도 (지구 온도가) 1.1도 오르는 경우가 많이 있었지만, 그땐 온도 상승에 걸린 시간이 2만~3만년이었다"라면서 "온도가 올라가는 속도가 너무 빠른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현 상태대로 진행되면 지구 온도 상승 폭이 20년 내 1.5도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피하다"라면서 "그렇게 되면 극한 기상현상이 심해질 것은 자명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5차 보고서까지만 해도 기상이변에 대해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의 영향이 있으나 (영향의) 범위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정도였다면 과학기법의 발달로 6차 보고서에는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를 빼놓고는 기상이변을 설명할 수 없다'라고 제시될 정도로 발전했다"라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지구 온도 상승 폭이 일시적으로 1.5도를 넘어서는 '오버슈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면서 "기온이 상승해서 '뜨거운 맛'을 본 다음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저장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여 온도 상승 폭을 낮추는 시나리오가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IPCC가 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을 위해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이, 2.0도 제한을 위해 '2070년 탄소중립'이 필요하다고 제시했지만, 그간 탄소 배출량이 많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더 일찍 넷제로를 달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경제성장을 포기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것이 탄소중립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30년간 매년 7%씩 줄여야 하는데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인 2020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7% 줄었다"라면서 "하지만 2020년에 세계 경제성장률이 -3%로 경제를 3%씩 후퇴시키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것은 탄소중립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IPCC는 6차 보고서에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기후변화 완화책과 적응책을 통합하는 '기후 탄력적 개발'을 단기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기후변화 완화·적응 재원을 현재의 3~6배로 늘리고 개발도상국에 재정·기술 지원 등 국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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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성 의장
(서울=연합뉴스) 이회성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의장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 시사점을 설명하고 있다. 2023.3.27.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이 의장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정부안'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다"라며 평가는 피하면서 "한국은 산업계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것이 특징으로 즉 (산업계에서) 기술적인 문제만 해결한다면 다른 나라보다 탄소중립에 앞서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기술 개발 능력은 세계가 감탄할 수준으로 탄소중립 달성에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정부안은 2030년 NDC를 달성하기 위해 산업계가 감축해야 할 탄소량을 줄이는 대신 원자력발전 비중과 국제감축을 확대하고 신기술을 활용한 탄소 흡수량을 늘린다는 것이 골자다.

이 의장은 정부가 원전 비중을 높이려는 것과 관련해선 "상황에 따라 각국이 추구하는 정책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에 IPCC는 기술과 정책에 대해 중립적"이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원전을 강조하든 수소를 강조하든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기본적으로 용납이 된다"라면서 "어떤 에너지믹스로든 2050년 때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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