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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윤경림 KT 대표 후보 끝내 사퇴...초유의 '경영공백'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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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27일 오전 회사에 사퇴서 제출
"새 CEO가 선출되는 것이 바람직"
KT 조만간 이사회 열고 직무 대리 등 논의

머니투데이

윤경림 KT 대표이사 후보. /사진=KT




윤경림 KT 대표이사 후보가 27일 사퇴서를 회사에 제출했다. 이사진들의 만류에도 결국 윤 후보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KT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직무 대리 등 초유의 경영공백을 막기 위한 긴급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날 KT는 윤 후보가 사퇴를 최종 결정하고 이사회에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수사당국 등 외부 압박에 대한 부담감, 주주총회 문턱을 넘더라도 제대로 된 경영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최종 사퇴를 결정한 것이다.

윤 후보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CEO(최고경영자)가 선출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이사회에 전달했다.

지난 22일 윤 후보는 이사진과 조찬 간담회에서 '내가 버티면 KT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취지로 사의를 밝혔다. 이에 이사진은 강하게 만류했지만 숙고를 거듭해오다 결국 뜻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KT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그의 사퇴가 이미 언론 등에서 대대적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설령 입장이 바뀌었더라도 사퇴를 번복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오는 31일 예정된 정기 주총을 나흘 앞두고 윤 후보가 사퇴함에 따라 대표이사 선정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KT 이사회는 이르면 28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주총 의안에서 윤 후보의 대표이사 선임의 건을 제외할 예정이다.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과 송경민 경영안정화TF장의 사내이사 후보 선임안도 자동 폐기된다.

또 주총 이후 누가 대표이사 직무 대리를 할지에 대한 논의도 이사회에서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구현모 현 KT 대표의 임기는 31일까지다. 주총에서 대표를 뽑지 못하면 당분간 대표 없이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

대표이사와 사내이사가 모두 없을 경우 KT 정관에 따라 사장급인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이 대표 대행을 맡을 전망이다. 상법상 구 대표가 당분간 대표직을 수행할 가능성도 있지만 연임을 포기한 구 대표가 리더십을 지니긴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이사회가 새 대표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최소 2~3달이 소요될 전망이다. 대표 후보가 연속 낙마하며 KT 내부에서는 이사회에 대한 비판도 나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23일 KT 제1노조는 "현재 경영위기 상황을 초래한 이사진은 책임지고 전원 사퇴해야 한다"며 비상대책기구 운영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KT는 "비상대책기구 운영과 관련된 것은 정해진 바 없다"며 "조만간 이사회 등에서 결정할 사항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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