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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엄마는 남친과 성탄절 데이트…김싼 밥 한 공기와 방치돼 숨진 2살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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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지난달 4일 사흘 동안 2살 아들을 집에 홀로 방치하고 외출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엄마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 영장실질심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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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사흘간 외박한 사이 혼자 방치돼 숨진 2살 아기의 곁에는 싸늘하게 식은 밥 한 공기가 전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달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24) 씨는 2021년 5월 아들 B(2) 군을 낳았다. A 씨는 남편의 가출 후 새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아이를 홀로 두고 외박을 이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B 군에 대한 방임 학대는 처음엔 1시간 정도로 시작됐다. A 씨는 낮이나 새벽에 1시간 정도 아들을 집에 혼자 두고 동네 PC방에 다녀왔다. PC방 방문 횟수는 한 달에 1~2차례이다가 지난해 8월 5차례, 9월 8차례로 점차 늘었다. 그때마다 갓 돌이 지난 아들 B 군은 집에 혼자 남겨졌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A 씨는 "돈 벌러 나갔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지만, 당시 남자친구를 만나 식당에서 술을 마시거나 함께 외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5월 첫 외박 이후 남자친구를 사귀게 된 A 씨의 외박 횟수는 점차 늘어났다. B 군은 크리스마스 날에도 오후 8시부터 17시간 넘게 혼자 집에 방치됐다. 새해 첫날에도 엄마가 남자친구와 서울 보신각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이 2살 아기는 집에 혼자 남겨졌다.

조사 결과 아이가 방치된 횟수는 1년 동안 60차례, 총 544시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B 군이 숨진 채 발견되기 사흘 전인 1월 30일 오후 1시께는 김을 싼 밥 한 공기만 두고 다른 음식이나 물은 전혀 제공하지 않은 채 집을 나왔다.

당시 B 군은 혼자서 음식을 제대로 챙겨 먹을 수 없는 생후 20개월이었다. 옆에는 김을 싼 밥 한 공기만 있었다. 결국, 탈수와 영양결핍 증세로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장시간 음식물이 공급되지 않아 사망했을 가능성 있다"는 부검 결과를 내놨다.

A 씨는 지난달 27일 구속기소 된 이후 아직 한 번도 반성문을 법원에 제출하지 않았다. 첫 재판은 다음 달 18일 오전 인천지법 324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투데이/기정아 기자 (kk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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