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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독] 주담대 고정금리 확대 주문에… ‘우등생’ 우리은행 vs ‘열등생’ NH농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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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사옥 전경.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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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지난해 시중은행 가운데 홀로 금융 당국이 제시한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목표치를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 당국은 금리 인상 충격이 금융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불합리한 가계대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고정금리 대출 확대를 은행권에 요청하고 있다.

반면 NH농협은행은 주담대 고정금리 및 분할상환 비중 목표치를 단 한 개도 달성하지 못했다. 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은 금리 변동의 위험을 오롯이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가계부채 구조를 고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27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2년 은행 주담대 구조개선 실적’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제시한 주담대의 고정금리 목표치(52.5%)를 달성한 시중은행은 우리은행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 중 DGB대구은행만 이 목표치를 달성했다.

금감원은 매년 은행권에 고정금리·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목표를 설정해 가계부채 질적 개선을 유도한다. 행정지도인 만큼 목표치 달성에 대한 강제성은 없다. 하지만 목표치를 달성한 은행은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주신보) 출연료 경감 등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목표치를 달성한 곳에 대해 올해 4월부터 주신보 출연료 경감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비거치식 분할상환 목표치(60.0%)를 달성한 곳은 SC제일·씨티·산업은행이다. 비거치식 분할상환은 차주가 거치기간을 두지 않고 빚을 나눠 갚는 상환 방식이다. 초반부터 상환해야 할 금액이 크다는 부담이 있지만, 그만큼 대출 총액이 줄어드는 속도가 빨라 금리 변동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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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에서 전세자금대출·중도금대출·이주비대출을 제외한 장기 주담대의 경우 고정금리 목표치가 68.5%로 제시됐다. 이를 달성한 시중은행은 신한·우리·하나은행이었다. 지방은행에서는 대구·BNK부산은행이 이 목표치를 넘겼다.

장기 주담대 비거치식 분할상환 목표치(82.5%)를 채운 곳은 KB국민·신한·우리·SC제일은행으로 조사됐다. 지방은행에서는 부산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케이뱅크·카카오뱅크가 장기 주담대 비거치식 분할상환 목표치를 달성했다.

당국이 제시한 주담대·장기 주담대 고정금리 및 비거치식 분할상환 목표치를 가장 많이 달성한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은 주담대 비거치식 분할상환 목표치를 제외하고는 모두 당국이 제시한 목표를 완수했다.

반면 고정금리·분할상환 목표치를 단 하나도 달성하지 못한 곳은 NH농협은행이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BNK경남은행, 전북은행, 광주은행이 목표치를 모두 달성하지 못했다. 인터넷은행 가운데에서는 토스뱅크가 대출구조 개선 목표를 이루는 데 실패했다. 이들 은행의 대출 구조는 여전히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 금리 인상 시 소비자의 부담이 많이 늘어날 위험으로 설계돼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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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단지. 기사의 내용과는 관계 없음.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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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은 올해도 고정금리 및 분할상환 목표치를 상향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가계부채 질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고정금리 대출과 분할상환 대출 비중이 확대돼야 한다는 방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올해 말까지 장기 주담대의 고정 금리 비중은 71.0%, 비거치식 분할 상환 비중은 85.0%로, 전년 대비 2.5%포인트씩 목표치를 상향하기로 했다. 단, 은행의 주담대를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은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분할 상환 대출 비중 목표치가 지난해와 동일하게 설정됐다.

강 의원은 “가계대출에서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76%에 달할 정도로, 주담대는 국민의 삶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문제 중 하나다”라고 강조하며 “금리 변동으로 인한 피해가 오로지 국민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대출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bridge@chosunbiz.com);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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