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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강화도 마니산에 산불···보물 161호 ‘정수사 법당’ 지키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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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인천 강화군 동막리 마니산 인근에서 26일 오후 불이 나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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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도 마니산에서 26일 큰 화재가 발생했다. 산림당국과 소방당국은 국가보물로 지정돼있는 ‘정수사 법당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와 인천소방본부는 이날 오후 2시 44분쯤 마니산 초입에서 산불이 발생해 오후 3시24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40여분 후인 오후 4시11분 대응 2단계로 상향했다. 대응 2단계는 인접 소방서 5~6곳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산림당국은 이번 화재가 마니산 초입의 목조주택에서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으나 산림 11만㎡ 가량이 산불 영향권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법당 등 국가 지정 보물을 보유한 정수사와 주변 시설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대응 단계를 상향했다”고 밝혔다. 마니산에는 국가 지정 보물 제 161호인 정수사 법당이 있다.

강화 화도면 사기리에 있는 정수사는 신라시대 선덕여왕 때인 639년 회정대사가 세웠으며, 조선시대 세종 8년(1426)에 함허대사가 다시 지었다. 건물 서쪽에서 맑은 물이 솟아나는 것을 보고 이름을 정수사라 고쳤다고 한다. 정수사 법당은 1963년 1월21일 국가 보물 161호로 지정됐다.

정수사 법당은 석가모니 불상을 모신 대웅보전이다. 규모는 앞면 3칸·옆면 4칸이지만 원래는 툇마루가 없이 앞면과 옆면이 3칸 건물이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을 한 맞배지붕이고, 지붕 무게를 받치기 위해 장식하여 만든 공포가 기둥 위에만 있는 주심포 양식으로 앞뒷면이 서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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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화도면 사기리에 있는 정수사. |정수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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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은 이날 산불이 발생하자 진화헬기 14대와 산불 진화 장비 41대, 산불재난 특수진화대 574명·소방 인력 182명, 군인 100명 등 856명을 투입했다. 특히 정수사 법당과 주변 시설에 소방력을 집중배치했다.

산림당국은 밤이 되자 낮에 투입했던 진화 헬기를 모두 인근 계류장으로 복귀시키고 야간 드론 열화상을 정밀 분석해 방화선을 구축하는 등 야간산불 대응전략을 수립해 운영했다.

다만 현장에는 순간 최대 초속이 11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화도에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을 기해 건조주의보도 발효됐다. 불길은 7시간이 넘은 오후 9시까지도 진화되지 않고 있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 불길과 정수사는 직선 거리로 600m 가량 떨어져 있다”며 “기상 예보를 봤을 때도 바람 방향이 27일 오전까지는 정수사 반대 방향인 지금 그대로를 유지해 불길이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당국은 산불을 진화하면 정확한 피해면적을 조사할 예정이다.

강화군은 이날 전직원 동원령을 내리고 산불진화작업에 투입하고 있다. 또 안전문자를 통해 산불 발생 사실을 알리고 입산 자제와 함께 화재 장소를 우회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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