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모두의 예상 박살낸 ‘김상식 매직’…인삼공사, 정규리그 제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KBL 역사상 세 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한겨레

안양 케이지시(KGC) 인삼공사 선수들이 26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에이닷 프로농구(KBL) 원주 디비(DB)와 경기를 이긴 뒤 정규리그 우승을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에어컨 리그’ 보강은 잠잠했고, 오히려 누수가 더 크다는 평이었다. 리그 개막 전 컵대회에서도 강호다운 인상은 아니었다. 전 시즌 준우승팀이었지만 많은 이들이 하위권을 점쳤다. 모두 ‘김상식 매직’을 목도하기 이전의 일이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안양 케이지시(KGC) 인삼공사가 26일 2022∼2023 SKT에이닷 프로농구(KBL) 정규리그 우승을 결정지었다. ‘매직 넘버’ 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었던 인삼공사는 이날 2위 창원 엘지(LG)가 3위 서울 에스케이(SK)와 경기에서 패하면서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1위가 확정됐다. 통합 챔피언에 올랐던 2016∼2017 시즌 이후 구단 역사상 두 번째 정규리그 정상이다.

한겨레

김상식(가운데) 안양 케이지시(KGC) 인삼공사 감독이 26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에이닷 프로농구(KBL) 원주 디비(DB)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KBL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개막 전 인삼공사에 대한 세간의 전망은 밝지 않았다. 재임 기간 대부분 ‘봄 농구’에 개근했던 김승기 감독과 함께 지난 시즌 팀 내 평균득점 2위였던 스타 전성현을 떠나보냈다. 에스케이에서 자유계약으로 입단한 가드 배병준 외에 눈에 띄는 영입은 없었고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도 인삼공사를 우승후보에 꼽는 감독은 없었다. 그렇게 모두를 방심하게 만든 뒤, 인삼공사는 반전의 역사를 썼다.

중심에서 팀을 조직한 주인공은 김상식 감독이었다. 김상식 감독은 기둥이 빠진 자리에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신뢰를 세우고 팀원 전체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전술을 가미했다. 어느 자리든 기회가 나면 망설임 없이 슛이 터졌고, 섬세한 출전·훈련 시간 관리로 체력 부담은 줄였다. 지난 시즌 대비 평균 30분 이상 뛴 선수는 4명에서 2명으로 줄고, 10분 이상 뛴 선수는 8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김상식 농구’의 협력 체제 아래서 인삼공사는 ‘다들 잘하는 팀’이 됐다. 오마리 스펠맨은 예년 같은 큰 부상 없이 평균 19.7득점 9.8리바운드 활약을 했고, 가드 변준형은 ‘커리어하이’인 평균 13.9점을 올리며 유력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떠올랐다. 베테랑 오세근도 수비왕 문성곤도 변함없는 기량으로 기여했고, 필리핀에서 온 렌즈 아반도의 화려함과 이적생 배병준의 성실함이 힘을 보탰다.

한겨레

인삼공사 양희종(왼쪽)이 26일 안양체육관에서 디비와 경기 하프타임에 열린 은퇴식에서 아내 김사란씨와 포옹하고 있다. KBL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개막 후 4연승을 일궈낸 인삼공사는 이후 한 번도 선두를 뺏기지 않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프로농구 역사상 세 번째다. 올해 초에는 구단 역사상 최다인 10연승 기록을 세우기도 했고, 지난 3일에는 동아시아 슈퍼리그 초대 챔피언까지 제패했다. 대만, 필리핀 팀을 대파하고 결승에서는 에스케이를 꺾으며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설욕으로 완벽한 서사를 만들었다.

인삼공사는 우승 확정 낭보 직후 안양체육관에서 디비를 76-71로 꺾었다. 하프타임에는 인삼공사 ‘원클럽맨’이자 ‘캡틴’ 양희종의 은퇴식이 치러졌다. 양희종은 인삼공사의 첫 챔프전 우승(2011∼2012)부터 세 번의 정상을 함께한 레전드다. 그는 “우승 못 하면 은퇴 미룰까 했는데 경기 전에 우승 소식을 들었다”라며 웃었다. 체육관을 채운 4900여명 팬들은 경기 뒤 기립박수로 선수단과 감동을 나눴다.

인삼공사는 오는 29일 고양 캐롯 방문 경기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하고 다음 달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이제 인삼공사 앞에서 방심하는 팀은 없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조실부모’ 얼룩말 세로의 탈출 방황…‘여친’으로 해피엔딩?
▶▶꽃피는 봄, 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 [후원하기]▶▶마음 따뜻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뉴스레터 모아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