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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중국 추격 걱정없다”…세계 1위 굳건히 지킨 한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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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르포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9개 도크에 3년치 일감 가득
“탈탄소 선박 개발에 박차”


매일경제

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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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도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며 봄날이 찾아왔다. 아파트 36층 높이의 샛노란 크레인들도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몇년간 비어있던 도크에는 3년치 일감이 쌓이며 조선업 재도약을 맞이했다.

매일경제가 지난 22일 방문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도크 9곳에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가 이뤄지고 있었다. 울산조선소가 보유한 9개 도크가 모두 일감으로 가득찬 상태로, 현대중공업은 최근 2년 간 수주한 일감이 앞으로 3년치 일감은 확보한 상태다. 설계부터 인도까지 2000~3000여명이 필요해 인력난을 겪기도 했지만, 정부 긴급지원으로 숨통은 다소 트인 모양새였다.

LNG선 규모는 도심 빌딩을 방불케 했다. 건물 14층 높이(35.5m)인 LNG선을 올려다보니 햇빛에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였다. 엘리베이터로 승선했는데도 길이 299m, 너비 46.4m에 달하는 LNG선을 돌아다니니 땀이 뚝뚝 떨어졌다.

노동자들도 바삐 움직이며 마무리 작업에 열중이었다. 이만수 현대중공업 조선PM 부장은 “2020년 11월부터 생산 작업에 착수했으며 다음달 16일 해상 시운전을 하고, 6월에 인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국 선사가 발주한 LNG선의 계약 금액은 2억5000만달러(약 3500억원)에 달한다. 해당 선박은 한국 국민들이 하루 반나절 동안 쓸 수 있는 LNG 17만4000㎥를 실을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중국 조선업계의 맹추격에도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벌크선 수주에 나선 중국과 달리 고부가가치 선박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수주 잔량 155척 중 LNG선은 53척에 달한다. 1972년 창사 이래 건조한 2272척 중 95척은 LNG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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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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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은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은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 친환경 연료를 활용한 탈탄소 선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연료 저감, 화물창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 부장은 “선박 연료비로 매일 1억원이 들어가는데, 현대중공업 선박에는 연료비를 10~15% 낮출 수 있는 저감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이 국내기술로 개발한 ‘Hi-ALS’가 대표 사례다. Hi-ALS는 선체 표면에 공기를 공급해 마찰 저항을 줄여 연료 소모, 탄소 배출을 모두 줄일 수 있다.

LNG선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화물창 개발에도 열의를 드러냈다. 한국형 LNG선 화물창인 KC-1은 실패했지만, KC-2 성공 소식을 조만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KC-2는 보냉 성능을 강화하고 시공을 쉽게 했을 뿐 아니라 자연 기화에 따른 화물 손실 비율(BOR)도 낮출 수 있다.

1994년 국내 최초로 LNG선을 만든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최근에는 인력난을 겪고 있지만, 인재 채용으로 돌파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과 협력사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800명”이라며 “이를 최대 280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노동자뿐 아니라 국내 인재 유치에 나선다. 조선업은 국가 기간산업인데다 생산 현장에선 고숙련 인재가 끊임없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부회장은 “정부가 인력 문제를 신경 써주면서 현장에서도 일할 맛이 나게 됐다”며 “올해에는 국내 인재 200~300명 가량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에만 선박 49척을 수주했다. 수주 금액은 65억1000만달러(약 8조4100억원)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인 157억4000만달러(약 20조3300억원)의 41.4%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올해 매출 12조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주 목표는 118억달러(약 15조2400억원)이며 올해에는 선박 46척을 인도하겠다는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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