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단독]벌써 세 번째···삼성디스플레이 기술 또 털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내부 기밀자료 반출한 연구원

中 경쟁업체 이직했다 檢 송치

삼성, 사정기관 통해 사건 인지

5년 전 톱텍사례 후 잇단 곤욕

韓 기술유출 피해 5년간 25조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이 기술 자료를 가지고 중국 경쟁 업체로 이직한 사실이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정부의 막대한 지원금을 바탕으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중국 업체로 국내 기술이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어 기술 격차와 생산 능력이 급격히 좁혀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서울경제신문이 검·경찰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삼성디스플레이 소속이던 한 연구원은 중국 경쟁 업체로 이직을 하며 내부 자료를 반출해갔다. 유출된 문건은 제조자동화 기술 자료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는 제조부터 검수 등 전 과정에서 자동화 설비가 투입된다”며 “유출된 자료의 질과 양에 따라 피해 규모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기술을 무단으로 빼간 이 연구원을 지난 21일 검찰에 송치했다. 수사 당국의 한 관계자는 “첩보 등을 바탕으로 중국 업체로 이직한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을 수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사정 당국으로부터 기술 유출 가능성을 전달 받고 진상을 파악 중이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속되는 기술 유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인 톱텍은 2018년 스마트폰 시리즈에 사용되는 ‘3D 라미네이션’ 관련 설비사양서, 패널 도면 등 산업기술과 영업 비밀을 중국업체 2곳에 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지만 8일 열린 2심에서는 원심을 깨고 톱텍 전 대표와 임직원 등에게 징역 3년 형 등이 선고됐다. 지난 2021년에도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 두명이 중소기업과 함께 중국에 기술을 넘기려다 적발돼 징역 2년 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경제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반도체, 2차 전지 등 국내의 주력 산업은 기술 유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정원 기밀보호센터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 까지 적발된 첨단기술 해외 유출 건수는 모두 93건으로 이 중 33건(35.4%)은 국가 안보 및 국내 산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핵심기술 유출 사례였다. 피해 분야를 보면 반도체·전기전자·디스플레이·자동차·조선·정보통신 등 한국의 주력사업(75건)에 피해가 집중됐다. 연구개발비와 예상매출액 등으로 추산한 피해금액만 25조원에 육박한다. 기술 탈취 수법은 핵심 징검다리 이직 ▲국내 업체에 조력자 심기 ▲협력업체 활용 ▲리서치 업체를 통한 기술 수집 등이다.

경찰과 검찰, 국정원 등 수사 당국은 전담팀을 꾸리는 등 국내 기술 유출 방지에 사활을 걸었다. 경찰은 지난 2월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기술유출범죄와 방위산업 분야 범죄를 대상으로 '경제안보 위해범죄 특별단속'을 시행한다. 경찰청은 전담 부서인 '경제안보수사 전담팀'을 신설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술보호'가 국가안보 차원으로 격상됨에 따라 경제안보 위해범죄 대응역량 강화 차원에서 대응조직을 대폭 확대해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대검찰청도 지난해 12월 과학수사부에 기술유출범죄 수사지원센터를 신설하는 등 산업 기술 유출 방지에 집중하고 있다. 과학수사부는 국가정보원,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기관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민간단체와의 소통창구인 ‘기술 유출범죄 대응 네트워크’를 가동해 중요 산업기술 유출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박형윤 기자 manis@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