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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길상 에너지 가득한 한국 색추상 독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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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색 추상’ 김두례 작가

獨 디갤러리 본점서 2인전

스승 포 킴 만나 추상화 전환

매일경제

김두례, ‘Untitled 133’(2022) <사진제공=디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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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한 기운이 가득한 한국 오방색으로 심상을 표현한 대형 추상화가 유럽 컬렉터들과 만난다.

미국 추상표현주의를 연상시키는 고전적인 추상화 작가 김두례 화백(65)는 독일 출국 전 전화 인터뷰에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는 29일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디갤러리 본점에서 이탈리아 대표 조각가 리카르도 코르데로(81)와 2인전에 참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50~100호 크기 대형 회화 58점을 선보인다. 오래전 페터 펨페르트 디갤러리 대표를 소개받고 지난 2021년 코로나19 와중에도 현지 첫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후 두번째 전시다. 함께 하는 코르데로는 무한 우주와 별에서 영감 받아 만든 브론즈와 스테인리스 조각 작품들로 김 작가와 합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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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례, ‘Untitled 134’(2023) <사진제공=디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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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하루의 절반이상을 창밖 우면산 풍경을 보며 사색하고 좀더 자유로우면서도 정제된 화풍으로 변화했다”면서 “색을 단순화하고 집약시키려는 과정 속에서 예전에 잘 사용하지 않던 파란 빛깔을 이번에 마음껏 담아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릴 때 자주 보던 이불이나 조각보가 무의식적으로 몸 속에 익혀져서인지 붉은 빛깔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화가는 자기것 뼈대를 유지하면서도 환경과 시대에 따라 그림이 물 흐르듯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술 명문가 출신이다. 부친이 광주 조선대 미대 1호 졸업생이자 ‘호남 화단의 좌장’으로 불리는 구상화가 김영태(97)이고, 4년 전 작고한 모친도 대표 여류화가 천경자의 애제자였다.

작가는 “존재감이 컸던 아버지와 차별화하려고 5번째 개인전까지는 누드화에만 집중했었다”며 “색감은 아버지를 닮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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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례, ‘Untitled 131’(2023) <사진제공=디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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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교사 생활과 결혼, 육아 와중에도 화업을 이어가던 그는 40대에 미국행을 감행해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지난 2000년 초 중학생 아이 둘을 두고 혈혈단신 도미해 부친의 스승이었던 화가 포 킴(김보현, 1917~2014)의 가르침을 받아 추상의 세계에 입문했다.

작가는 “교과서적인 구상에서 시작해 추상으로 발전하게 됐다”며 “실제 세상에는 눈에 보이는게 별로 없는 것 같다. 풍경 등에서 영감을 받기는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고, 보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추상의 본질이라고 본다”고 했다.

디갤러리 관계자는 “김두례는 동서양의 회화를 합쳐서 독창적인 통합을 구축한다”며 “균형잡힌 색깔을 통해서 회화에 온기, 깊이, 감정, 긴장감이나 평화로움, 일렁이는 공명 혹은 사색적인 평온을 담는 작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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