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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尹, 서해용사 ‘롤콜’때 울먹였던 이유는…“20~21살 꽃다운 나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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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자 인적사항 본 후 독회 때도 말 잇지 못해

24초간 목 가다듬은 후 55명 호명…유족·軍장성 눈물

“청춘들 생각에 눈물 나”…기념식 뒤 소회 전해

대선 출마때 천안함 희생 장병 언급…보훈에 균형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지난 24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서해용사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기 전 울먹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독회 때도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데일리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서해수호 55용사 이름을 부르기 전에 울먹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서해수호의 날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독회할 때도 전사자 사진과 인적사항을 보고 “20~21살 꽃다운 나이에”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기념사 도중에 울컥한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꽃다운 나이에 사랑하는 장병을 생각하면 어찌 평정을 유지할 수 있겠냐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묘역을 찾은 게 두 번째인데 그때마다 묘비 뒤편 출생과 사망연도를 보고 마음속으로 엄청 울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등에서 전사한 55명의 장병 이름을 부르는 ‘롤 콜(roll-call)’을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호명 직전 손으로 코와 입을 가리며 울먹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이를 지켜보던 유족은 물론 대통령실 참모들, 군 장성들 일부도 눈물을 훔쳤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약 24초 간 목을 가다듬은 뒤에야 서해수호 용사들의 이름을 호명했다.

롤 콜은 일찌감치 확정된 형식이었다고 한다.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롤 콜을 하는 방안이 논의됐을 때도 윤 대통령과 참모진 모두 당연히 해야 하는 분위기였다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이에 국가보훈처 등이 윤 대통령 뜻을 담아 애초 초안에 반영했고, 대통령실 홍보수석실이 그에 맞춰 전사자 사진과 태극기 등으로 배경 영상도 제작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천암함이나 서해용사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이날 행사에서 느끼는 게 많았을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021년 6월 2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때도 천안함 희생 장병 등을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천안함 피격 사건 생존 장병인 전준영씨 등을 언급하며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킨 영웅들과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취임 초인 지난해 6월 9일에는 용산 대통령실에 전씨를 비롯한 서해 용사와 유족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기도 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처음 정치를 선언할 때부터 천안함 용사 전준영 병장을 언급하면서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키는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면서 “대통령은 이런 뜻에 따라서 국가보훈처와 국방부, 대통령실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처음부터 (롤 콜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5년에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이 워싱턴 DC에 한국전 기념공원을 건립하고 추모의 벽을 세우는 과정에서 윌리엄 웨버 이사장이 무려 3일에 걸쳐서 3만5000여명의 미군 장병 이름을 직접 부르고 또 이듬해인 2016년에는 무려 6시간에 걸쳐서 카투사 장교 7000명의 이름을 호명한 것을 착안해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부연했다.

대통령실은 보훈처의 국가보훈부 격상과 함께 이번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으로 보훈에 관한 균형을 맞췄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서해용사 유족은 보훈처를 보훈부로 승격시키는 거에 대해서 대단히 감사해 했다”며 “유족들뿐만 아니라 예비역들께서도 이번에 국방부라든지 국가안보실에 많은 격려를 보여줬다. 이제야 정상적으로 나라가 (돌아)가는 것 같다는 취지로 많은 말씀을 주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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