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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35세도 가입된다니… 어린이보험 과열 경쟁에 우려 나오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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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한 어린이가 웃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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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험사들이 어린이보험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가입 가능 연령을 잇따라 최대 35세로 연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가입 상한 연령대가 올라 손해율이 늘어나면 어린이보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5대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는 5조8256억원으로 지난 2018년(3조5534억 원) 대비 63.9% 증가했다. 중소형 보험사까지 합하면 지난해 어린이보험 시장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어린이보험의 보험료 규모가 늘어난 데에는 20~30대 가입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2018년 말부터 보험사들은 어린이보험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가입 가능 연령 상한을 만 15세에서 35세까지로 확대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어린이보험은 효자 상품이다. 보험료 납입 기간은 긴데 반해 수수료가 높아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일반적으로 계약자는 부모가, 피보험자는 자녀로 가입하기 때문에 해지율도 낮다. 어린이보험을 들면 영·유아 때 보험금을 받을 확률이 높은데, 이 경우 보험사에 대한 충성도를 바탕으로 30세 이후 성인이 되었을 때 추가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보험사들은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인구가 줄어들자, 전략적으로 대상 연령층을 확대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2018년 업계 최초로 어린이보험의 가입 상한 연령을 25세에서 30세로로 높였다. KB손해보험은 이달부터 ‘KB금쪽같은 자녀보험’을 개정 출시했는데, 가입 상한 연령을 30세에서 35세로 올렸다. 롯데손보와 흥국화재도 지난해 어린이보험 가입 상한 연령을 30세로 높인 바 있다.

피보험자 입장에서도 어린이보험은 일반적인 성인 보험에 비해 보장 범위가 넓기 때문에 매력적인 상품이다. 또 같은 보장을 선택해도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가령 성인 보험의 경우 암 진단비 최대한도가 통상 1억원인 반면 어린이보험은 1억5000만원까지 설정할 수 있다. 반면 보험료는 같은 연령의 가입자일 경우 성인 보험에 비해 어린이보험이 최대 20%가량 저렴하다. 어린이들은 성년이나 고령층에 비해 중대 질병에 걸릴 확률이 낮기에 보험료도 낮게 책정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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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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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린이보험 가입 상한 연령이 확대되면서 기존 장점이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도 늘고 있다. 35세까지 가입 상한 연령이 늘어나면 대상 고객 연령이 증가해 손해율이 증가할 수 있다. 또 어린이와 30대 이상 청년층을 한 집단으로 묶음으로써, 어린이보험에서만 제공했던 혜택들이 성인들의 유입으로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어린이보험의 가입 경쟁이 치열해지면 향후 보험료나 보장 범위 역시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성인으로 인해 어린이보험 손해율이 올라가면 보장금액 등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화재는 지난달 어린이보험 가입 상한 연령 한계를 보완해 30대만 가입할 수 있는 전용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보험업계는 손해율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어린이보험 가입 가능 연령을 30대까지로 늘려도 현재는 손해율이 걱정할 만한 수준으로 증가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어린이 보험의 경우 병에 걸린 뒤 보험금을 탈 목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역선택의 가능성도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정 기자(revis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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