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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미분양 무덤이었는데”... ‘산단 호재’로 계약률 치솟은 대전 학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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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우리라고 예상 했겠어요? 로또나 다름없지. 지난주부터 문의 전화가 많이 오고 있고, 실제 계약률도 꽤 높아졌다고 들었어요. 올 초에도 이럴 줄은 상상도 못했지.”(대전 유성구 학하동 내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조선비즈

포레나 학하/한화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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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일대가 나노·반도체 및 항공우주 국가첨단산업단지(국가산단)으로 지정되면서 인근의 포레나 대전학하, 포레나 대전월평공원을 시공한 한화건설이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불과 3개월 전만해도 대전 미분양 사태의 근원지로 꼽혔던 학하동이 ‘확실한 호재’를 만나면서 인근 2개 단지 아파트가 별안간 최대 수혜주가 됐다.

26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대전 유성구 학하동 일원에 총 1754가구(일반분양 872가구)규모로 조성되는 포레나 대전학하는 현재 계약률이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가 공개한 미분양 현황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만 해도 미분양이 368가구(42%)에 달했지만 50여 일만에 ‘완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포레나 대전 학하와 인접한 서구의 포레나 대전 월평공원2단지도 690가구 모집에 334가구(1월 31일 기준, 48%)만 접수했지만 계약률이 60%대로 뛰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최근 문의 전화가 늘었고 실제 계약률도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현장 분위기가 매우 좋다”고 했다.

국가산단으로 지정된 이 곳은 작년 말 ‘학하동발(發) 미분양 태풍’의 진원지로 지목됐던 곳이다. 미계약 물량이 쏟아지는 등 청약 시장이 급속이 위축되면서 대전 부동산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했다. 대전에는 통상 연간 6000가구가 입주하는데 작년엔 학하지구를 중심으로 입주물량이 9000가구 이상으로 늘었다.

입지도 좋은 편은 아니다. 당초 학하지구는 신도시 택지 개념으로 개발됐다. ‘대전 개발’의 확장 측면에서 보면 마지막에 해당되는 지구다. 유성버스터미널 등 유성구 내 중심지에서도 4~5㎞ 떨어진 곳으로 도안신도시 옆쪽에 위치한다.

그럼에도 ‘산단 배후지’는 가장 확실한 호재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산업단지와 가까운 단지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인근 아파트 뿐만 아니라 배후 수요지까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 대행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단 직주근접이 뛰어나 산단 종사자라는 두터운 수요층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라며 “수요가 늘면 인프라가 구축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인구가 계속 유입되면서 결국 지역 경제가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산단 효과가 학하동발 미분양 털어내기에 도움은 되지만, 대전 전체 부동산 시장에 반등을 가져다 줄 변수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 공급되는 아파트는 2만 4200가구다. 입주물량은 3370가구로, 작년 9000여 가구와 비교하면 30%가 채 안 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첫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을 보면 대전은 0.44% 떨어져 3주 만에 하락 폭이 확대됐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올 하반기에는 대전이 낙폭을 어느 정도 줄이면서 횡보장이 나올 개연성이 있다. 이번 산단 지정이 횡보장으로 갈 하나의 계기는 충분히 된다고 본다”면서 “대덕 연구단지와 연계해 관련 산업이 활성화하고 인구 유입도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다만 “작년에 유성구와 서구를 중심으로 낙폭이 가장 컸기 때문에 이 곳을 중심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있지만, 대전시 자체의 반등을 이끌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호 기자(best22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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